17대 총선후보자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내홍이 심상치 않다.
현재 공천작업은 영남권과 수도권에 대한 1차 검증작업이 겨우 완료된 상황이나 벌써부터 '밀실공천'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가 하면 정형근(鄭亨根) 의원 등 5.6공 인사에 대한 단수추천 결정을 놓고 소장파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소설가 이문열(李文烈)씨가 한나라당에 대해 절망에 가까운 실망감을 거침없이 쏟아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씨는 28일 오후 4.15 총선 전망과 관련,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100석도 못넘길 것 같다.
만약 85석 정도로 제1당이 된다면 얼마 못가 자민련 꼴이 될 것"이라며 "침몰하는 게 눈에 보이는데…자폭하고 싶은 기분"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은 폭삭 무너져야 한다.
이는 서서히 가라앉는 것보다 낫다"고 혹평했다.
특히 이씨는 "외부 심사위원중 상당수는 전국구를 내심 바라는 것 같더라"면서 "작가가 자기 작품을 심사하는 것이 제일 웃긴 일인데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5.6공 세력 물갈이와 관련, 그는 "그 시대에 어쩔 수 없이 져야 했던 짐이 있다고 본다"며 "보수세력은 대안으로 남을 필요가 있다"고 막무가내식 물갈이에는 반대했다.
한편 현재 공천심사의 기준과 이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날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공천작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나 당 지도부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공천신청자들을 설득할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불협화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단수후보로 추천했어도 나중에 월등한 영입인사가 있으면 바뀔 수도 있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소장파들의 모임인 미래연대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심은 한나라당에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 당 정체성 재정립과 개혁공천 방안을 제시하는 등 지도부의 압박에 나섰다.
공천심사를 놓고 일고 있는 이같은 불협화음은 결국 한나라당의 공천작업이 당초 공천혁명, 물갈이 공천이라는 호언과는 달리 과거의 공천방식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당 지도부는 공천에 따르는 당연한 잡음이라며 애써 무시하고 있으나 내홍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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