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추기경 "반미.친북.수도이전 우려"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은 29일 "우리나라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면서 반미감정 확산과 관권선거 시비, 행정수도 이전 논란에 대해 우려

를 표시했다.

김 추기경은 이날 혜화동성당 사제관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예

방을 받고 최근의 정치, 사회적 현안과 관련, 이같은 뜻을 피력했다고 박영선(朴映

宣) 대변인이 전했다.

김 추기경은 "사회 일각에서 반미감정을 부추겨 젊은이들 성향의 전체적 흐름이

반미나 친북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면서 "젊은이들이 사회주의에 대한 이

해의 폭을 넓혀가면서 정작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 대해서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

는다"고 비판했다.

김 추기경은 이어 "내가 보수주의자인지는 모르겠다"면서 "우리당이 이번 총선

을 통해 확실히 여당이 된다면 (이념에 대한) 국민의 밸런스 요구가 하도 많기 때문

에 보수(정당)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 "요즘 민족공조가 굉장히 강조되는데 민족

주의는 인권과 자유가 보장돼야 세계속의 민족주의가 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폐

쇄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주의에 우려한다"면서 "우리당이 남북문제를 풀어가면서 북

한의 인권문제에도 신경을 쓴다면 우리당을 100퍼센트 찍겠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푸는 데 있어 6.15 성명 갖고는 안된다"고도

했다.

김 추기경은 또 정치권의 관권선거 시비와 관련, "4.15총선이 걱정"이라면서 "

국민참여 0415가 노사모 주축이라고 신문에 나는데 사실이냐"고 묻고 "시비가 없고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를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사실이 아니다"며 "0415는 국민들이 공명선

거를 하자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모임"이라고 설명했고, 정 의장은 "공명선거를 하겠

다는 것은 우리당의 목표이자 희망"이라고 부연했다.

김 추기경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도 언급, "수도 이전도 걱정"이라면서 "대통

령이 움직이면 다 가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천도가 아니고

행정기능만 이전하는 것으로, 이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부터 논의된 부분"이라며 "서

울과 행정수도의 역할은 워싱턴과 뉴욕의 개념과 같다"고 말했다.

50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면담 말미에서 김 추기경은 정 의장에게

"우리당과 정 의장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며 "나는 지는 해이고 정

의장은 동쪽에서 뜨는 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장은 "국민 전체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치를 잘 해달라"는 김 추기경

의 당부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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