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16일까지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열린 'Fashion Produce Buisiness'(FPB)는 대구 직물업체들이 공동부스 형태로 참가한 첫 일본 전시회.
일본 섬유시장 공략의 첫발을 무사히 내디딘 신풍, 백우, STY, J2L, 은인, 보광 6개 직물업체 대표들은 대회 마지막날 한국패션센터(FCK) 이동근 본부장의 사회로 이번 전시회의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업체 대표들이 말하는 일본 섬유수출시장의 명(明)과 암(暗)을 정리해 봤다.
◇명(明)-틈새시장은 '있다'
"중국 섬유업체들이 쉽게 흉내내지 못하는 제품들을 일본업체보다 훨씬 싸게 생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업체 대표들은 일본 섬유시장을 개척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기투습방수 원단으로 우체부복 생산업체와 수주 상담까지 들어간 신풍섬유나 오가닉(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면) 원단의 독점 계약 체결을 제의받은 J2L은 중국업체들과 차별화한 독자 소재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
다양한 모교직물을 생산하는 백우와 SYT 또한 중국업체들이 베끼기 어려운 아이템들로 일본 시장을 노크했다.
SYT는 남성 정장 캐주얼에 시장을 맞추고 와싱(washing)가공 기술로 제품을 특화했으며 백우 경우 레이온, 면, 아크릴 등 5, 6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소재에 평직, 능직 등 다양한 제직기술을 적용하는 한편 제품설계 단계에서부터 독특한 조직구조를 채택해 중국업체들의 모조품 생산을 원천 봉쇄했다.
SYT 하창만 대표와 백우 조성래 부장은 일본 패션스타일 분석을 위해 도쿄 유자와야 상가를 찾아 수십가지 종류의 샘플 원단까지 구입하기도 했다.
하창만 대표는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SYT 부스를 방문한 일본업체들은 중국 섬유업체들의 재개발 가능성을 우려했다"며 "일본 섬유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차별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암(暗)-틈새시장은 '없다'
차별화소재를 대거 전시한 직물업체들은 FPB 참가를 통해 일본 틈새시장 공략의 가능성을 발견했지만 현지 수출엔 적잖은 난관이 산재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큰 장벽은 에이전트의 사전 심사를 통해 믿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들만 오더를 주는 일본 수출시장의 전통적 관행. 현지 바이어들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는 일본시장 진입 자체가 힘들다는 것. 일본의 대표적 원단전시회인 저팬 크리에이션(Japan Creation) 경우 개별 참가조차 쉽잖다.
백우 조성래 부장은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는 독자 바이어 확보를 위해 FPB에 참가했지만 여전히 높은 벽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일본 내수시장 침체도 적잖은 부담. 명품은 유럽에, 중.저가는 중국 섬유업체에 밀리고 있는 현지 섬유시장을 공략하려면 중.고가 제품 생산에 주력해야 하지만 13년째 계속되는 내수부진으로 일본 섬유시장이 좀체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FPB와 함께 열리는 'International Fashion Fair'(IFF)만 해도 예전과 비교해 몰라보게 규모가 줄어 이 전시회 바이어를 노리고 FPB에 참가한 6개 직물업체들 경우 제대로 된 바이어를 만나기가 쉽잖았다.
IFF는 의류 패션 분야의 업체 모집이 어렵자 선글라스, 핸드백, 우산, 전통공예제품 등 각종 액세서리류 패션 업체들을 대거 유치해 대회 성격조차 모호해지고 있는 실정.
하지만 이영희 FCK 소재기획팀장은 일본 틈새시장 규모는 결코 적지않다며 이런 때일수록 현지 내수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라주쿠(原宿) 오모떼산도 거리에 위치한 유럽계 브랜드 '자라' 경우 샤넬, 루이뷔통, 구찌 등의 명품 홍수속에서도 일본내 중저가 브랜드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
그는 "꾸준한 전시회 참가를 통해 기업 인지도를 향상시킨다면 일본 틈새시장 공략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공동마케팅 등 개별 기업들의 적극적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도쿄.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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