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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어주는 전래동화-화수분 대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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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 대추나무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농사꾼이 살았는데, 부지런히 일을 해도 가난을 못 면해서 늘 배를 곯고 살았어. 그래서 어떡하면 나도 밥이나 배불리 먹어 보고 살까, 그저 자나깨나 이게 소원이었지.

하루는 이 사람이 농사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어떤 스님이 동냥을 하러 왔더래. 집에 있는 곡식이라고는 죽이라도 쑤어 먹으려고 남겨 둔 보리 한 됫박뿐이었는데, 이 사람이 이걸 몽땅 긁어다가 스님에게 줬어. 그랬더니 스님이 대추씨 하나를 주면서,

이것을 뒤뜰에 심어 가꾸면 대추가 많이 열릴 테니, 하루에 한 번씩만 흔들어 보십시오. 꼭 하루에 한 번씩만 흔들어야 합니다하고서 가더래. 이 사람이 대추씨를 받아서 뒤뜰에 심었더니, 금세 쑥쑥 자라서 큰 나무가 됐어. 그러니까 온 가지에 대추가 주렁주렁 많이도 열렸지. 스님이 시킨 대로 나무를 잡고 흔들었더니 대추나무에서 대추가 우수수 떨어지는데, 얼마나 많이 떨어지는지 땅바닥에 수북하게 쌓이거든. 그걸 다 주워서 되어 봤더니 닷 되나 되더래. 그런데 신기한 것은 말이야, 대추가 그렇게 많이 떨어졌는데도 대추나무에는 대추가 그대로 가득 달려 있는 거야. 아무리 떨어져도 열매가 줄지 않는 화수분 나무인 거지, 그게.

그 이튿날부터 이 사람이 하루에 꼭 한 번씩 대추나무를 흔들었어. 그러면 대추가 우수수 떨어져서 땅바닥에 수북히 쌓이고, 그걸 주워서 되어 보면 닷 되나 되지. 대추나무에는 대추가 그대로 가득 달려 있고 말이야. 이렇게 날마다 대추 닷 되씩을 얻어서 이걸 장에 내다 팔았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날마다 대추 닷 되씩을 파니까 벌이가 제법 짭짤하지. 그러니까 얼마 안 가서 살림이 아주 넉넉해졌어. 큰 부자는 아니라도 밥은 실컷 먹게 됐으니까 소원을 이룬 셈이지.

그런데, 이웃 마을에 사는 욕심 많은 사람이 이 소문을 듣고는, 자기도 화수분 대추나무를 얻어 보겠다고 별렀어. 날마다 보리 한 됫박을 퍼다 놓고 스님 오기만을 기다렸지. 과연 그 이듬해 봄이 되니까 스님이 이 마을에 또 동냥을 왔어. 이 욕심쟁이가 억지로 스님을 제 집으로 끌고 가서 보리 한 됫박을 주고 대추씨를 하나 얻었어. 그걸 뒤뜰에 심어서 큰 나무가 되도록 가꾸었지. 그렇게 해서 대추나무를 흔들어 보니 아니나다를까 대추가 많이 떨어지거든. 한 닷 되 좋이 떨어져.

그런데, 이 욕심쟁이가 그걸로는 성이 차지를 않네.

에잇, 이게 뭐야. 겨우 하루에 한 번, 닷 되씩 떨어질 뿐이잖아. 아무리 떨어져도 줄지 않는 화수분 나무라면 한 번에 한 댓 섬 떨어지면 좀 좋아.

아, 이 사람이 그만 욕심이 나서 나무를 자꾸 흔들었어. 한 번, 두 번, 세 번……, 열 번, 스무 번, 서른 번……, 자꾸 자꾸 흔들어대니까 그만 나무기둥이 뚝 부러지면서 대추나무가 쿵 하고 쓰러져 죽어버렸어. 죽은 나무에서 대추가 열릴 리 있나. 욕심을 부리다가 대추 한 알도 못 얻게 된 거지.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스님을 기다렸지만, 스님은 두 번 다시 그 마을에 나타나지 않더래. 어쩌면 내일쯤 우리 마을에 나타날지도 모르지.

서정오(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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