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강재 값 폭등 대란 조짐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각종 철강제품 가격 상승세가 폭등세로 이어져 '철강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다음달 이후 추가 인상설이 나돌고 올해 내내 철강재 값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수요까지 발생, 일부 품목은 이미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조선.자동차 등 철강재 수요산업들은 원가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경쟁력 저하를 걱정하고 있으며 2월부터 각종 토목.건설공사가 재개되면 철강재 값은 더욱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철강재 가격동향=올들어 철근을 비롯해 모든 철강재 값이 올랐다.

INI스틸, 동국제강, 한보철강 등은 최근 철근 값을 t당 5만원 가량 올렸거나 다음달 1일부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철근 값은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t당 35만∼40만원에서 40만∼46만원으로, 1월 한달 동안에만 평균 25% 가까이 올랐다.

대규모 토목공사나 건설현장에서 많이 쓰는 H빔과 물막이용 쉬트파일 등은 값이 오르면서 가수요에 따른 부분적 품귀현상까지 발생했다.

여기에다 포스코의 후판, 열연.냉연강판, 동국제강의 후판, 각종 특수강 등 사실상 모든 철강재 값이 1, 2월중 줄줄이 올랐거나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왜 오르나=국내 철강재 값 폭등의 주범은 중국이다.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국이 철광석, 코크스, 고철 등 국제 철강원자재 유통량의 30%를 싹쓸이하면서 심각한 물량부족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들은 지속적인 철강원자재 값 상승에 대비해 원료공급 계약을 단기에서 장기로 대체하는 등 자구책을 세우고 있으나 해결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이와 관련 "값은 제쳐두더라도 물량확보가 더 큰 현안"이라며 "조만간 원자재를 구하지 못해 조업을 하지 못하는 업체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일본.미국.인도 등 주요 철강국들도 모두 제품 값을 올렸다.

△물가도 심상찮다=철강재 값 인상은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건설업계가 철근값 인상으로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분양가가 오르면 분양률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철강업계에 철근 값 인상 자제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또 자동차, 의료기, 가전, 주방용품 등 철강재 값 인상으로 덩달아 값이 오를 제품이 한 둘이 아니어서 전반적으로 물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관련 업계는 이르면 2월 하순부터 철강과 연관성이 큰 공산품부터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해복구 사업 등 치명타=손성건 포항시 주택과장은 "일부에서 '쉬트파일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 왔다"며 "철강재 값이 오르고 수급이 불안해지면 지난해 발생한 태풍 '매미' 피해 복구사업 등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북 북부지역 수해복구 사업을 수주한 모 건설사 임원도 "자재값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도 문제지만 일부 군소업체들은 철근이나 파일을 확보하지 못해 공기를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