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29일 매일신문과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자신의 대구출마선언과 관련,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의미있는 시도이자 작은 시작"이라며 "당선되면 초선이란 생각에서 대구와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하필 대구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선친(조병옥 박사)께서 내무부 장관 하실 때 6.25 전쟁이 터져 두달만에 영천까지 함락됐습니다.
당시 대구를 포기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선친은 경북도청에 있는 국립경찰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며 '대구사수론'을 펼쳐 결국 대구와 국가를 구했습니다.
그런 역사를 소중하게 여기고 대구를 정치적 고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택이 쉽지 않았을 듯 한데요.
▲이번 총선에서 정치권의 인적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거셉니다.
민주당이라고 예외일 수 없는데 다선 중진 의원이 앞장설 수밖에 없고 당 대표도 뭔가 해야지요. 비례대표는 너무나 소극적입니다.
이번 선거에 두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돈안쓰는 선거와 지역주의 극복이 과제 입니다.
대선자금이 크게 부각돼 지역주의 극복이 관심 밖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책임있는 중진 의원들이 국민에게 (지역주의 타파를) 호소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대표의 대구출마 선언으로 대구 시민들이 난감해 한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표를 주지 않으면 지역주의에 젖어 있다는 비판을 듣는다는 얘기죠. 또 대표의 대구 출마가 지역주의를 되레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대구 시민들이 전부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결정을 바꿀 수도 있지만 결국 총선을 치러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의미있는 시도고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상대가 강적이 나오면 다른당이 결집해 공세를 펴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지역주의에 호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대구시민들이 저를 편안하게 생각해 주시고 그냥 한 정당의 총선 후보중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선택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일 것입니다.
현재 5선이지만 당선되면 대구지역 초선의원이 됩니다.
이번에 반드시 당선되기를 바라지만 첫 번에 나와서 되기는 무리가 아닐까 자위도 하고 있습니다.
특정 정당만 뽑지말고 여러 정당에서 의원을 배출하면 대구.경북 발전 나아가 영남발전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선될 자신이 있습니까.
▲5선을 하면서 괜찮은 국회의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별다른 잘못이 없고 의정활동에 성실했다며 16대 최우수 의원으로 뽑았다는 보도도 봤습니다.
정치부 기자들이 품위 있고 소신있는 의원에게 주는 '신사상'을 3년 연속 받기도 했습니다.
깨끗한 정치를 실천해온 저를 대구 시민들이 잘 헤아려 주길 바랍니다.
-대구 출마 선언을 번복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제가 평의원이나 그냥 중진의원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대구시민과 국민들께 당 대표로서 한 약속 입니다.
번복한다면 당에 큰 누를 끼치는 셈이 됩니다.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역구는 결정하셨습니까.
▲뚜렸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상징적인 지역을 골라서 승부를 거는 식으로 접근하진 않겠습니다.
지역구를 선택할 때 일반적으로 고려하는 몇몇가지를 기반으로 당과 지역민의 의견을 들어 최종 결정하겠습니다.
을구에서 선친이 당선됐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해봉 의원)이 오해를 하시더군요. (웃음)
-조 대표가 대구에서 당선된다고 지역주의가 타파되느냐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제가 지역구 변경을 역설하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이 호남 지역구를 선택해 지역주의 타파를 호소하는 등 그런 결단들이 많이 나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최근 민주당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데 지지도 제고 복안이 있습니까.
▲변화무쌍한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일관되게 나갈 것입니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이 양강구도 발언 등으로 민주당 죽이기에 나서 좌시하기 어렵습니다.
언론환경도 제2야당에게 숙명적으로 어렵습니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을 공격하면 한나라당 따라가기, 한나라당을 공격하면 열린우리당 흉내내기로 비쳐지는 거죠. 주적이라고 말하긴 우습지만 경쟁상대로 지금까지 한나라당을 생각했는데 이제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으로 화살을 돌릴 생각입니다.
청문회가 그 시작입니다.
청문회에서 근거가 분명해지면 특검까지 추진할 생각입니다.
청와대와 우리당으로 화살을 돌릴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분명하게 우리가 주최하고 주도해서 대통령의 측근비리를 파헤칠 것입니다.
청문회를 정 못하겠다면 특검까지 검토할 계획입니다.
-대선자금 수사가 계속돼야 하느냐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만.
▲우리나라에 부정부패가 거의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IMF도 기업 투명화가 이뤄지지 않아서 온 것 아닙니까. 대선자금 수사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런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끝까지 파헤쳤으면 합니다.
이번에 멈추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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