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 추기경의 3가지 나라 걱정

김수환 추기경의 나라 걱정이 가슴에 와 닿는다.

다 아는 이야기요,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지만 김 추기경의 오랜 무게가 새삼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어려운 고비마다 나라의 갈 길을 풀어준 그이기에 이번 언급이 여상하지 않다.

김 추기경은 29일 취임 인사차 찾아온 열린 우리당 정동영 의장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빗대 3가지의 화두를 던졌다.

행정수도 이전의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 그 하나다.

관권선거를 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게될 것이라는 충고도 했다.

나라가 반미 친북으로 가고 있어 걱정스럽다는 소회도 밝혔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이야기들이다.

김 추기경은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이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정책이 아니냐는 의문을 표시했다.

이전의 당위성에 대한 어떤 국민 설득 작업도 없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정부가 지방분권의 기치를 높인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방분권이 정략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

통일 이후의 한국 경영에 대한 비전 위에서 행정수도의 입지가 결정돼야 한다.

그 점에서 행정수도 이전은 공감대가 부족하다.

김 추기경은 행정수도 이전의 연장선상에서 관권선거를 우려했다.

최근의 각종 선심성·낭비성 정책을 의식한 언급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권능을 남용하면 선거의 결과가 어떤 것이든 선거 이후의 정치개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노사모가 주축이 된 '국민참여 0415'도 관권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할 고언이다.

반미 친북에 대한 김 추기경의 걱정은 '대단한' 수준이었다.

냉전시대의 반동으로서는 도를 넘을 뿐 아니라 사회가 제 정신을 잃은 추세로 진단한 것 같다.

사실이 그렇다.

인권을 옭아매고, 경제파탄으로 생사람을 굶겨 죽이는 북한정권을 우리의 동반자로 할 수는 없다.

핵무기를 들이대며 위협을 일삼는 북한을 자신의 분신인 양 여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김 추기경의 말을 다시 한번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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