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번개?'
인터넷 채팅을 하다 번개처럼 약속해 만난다는 뜻의 '번개'란 용어가 6일 엄숙한 국회의사당에서 사용됐다.
그것도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열린우리당의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입을 통해서다.
요지는 과장된 조류독감에 대한 언론보도로 양계농가가 죽어가고 있으니 전국민이 닭 번개를 해서 양계농가를 살리자고 우리당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했다고 홍보한 것.
'닭 번개'란 정 의장의 언급이 나오자 연설을 지켜보던 우리당 중앙당사에는 일순 폭소가 터졌다.
"대표연설이 너무 야하다"는 기자들의 촌평도 나왔다.
하지만 우리당은 이를 우리당의 젊은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적극 부각할 태세다.
민생경제특별본부는 이날 "이번 주말은 닭번개에서 만납시다"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지난 4일 정 의장의 지시로 양계농가를 돕기 위해 닭번개를 제안한 이후 6일 현재 전국에서 100여개 닭번개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요지다.
한 장소에서 10마리를 먹으면 1만마리가 넘는 엄청난 양의 닭을 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서도 내놨다.
정 의장도 7일 서울에서 당 지도부 및 당직자, 언론인과 함께 영화관람을 한 뒤 닭번개를 가졌다.
민생경제특별본부는 8일 전국적인 닭번개 진행상황을 모아서 현장분위기와 함께 성과를 '공식'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우리당이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섭씨 75도에서 10분이상 가열하면 완전 파괴되므로 튀기거나 삶아서 먹는 닭고기는 안전하다"고 설명하며 벌이는 닭번개가 실제 조류독감 파동을 진정시키게 될지 여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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