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은 참외 단일 품목으로 주산지가 된 성주군과는 달리 읍면별로 작목을 특성화해 다품종 재배 형태로 발전해왔다.
따라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도 위험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딸기, 수박, 멜론 재배 농업인들은 이미 특화작목 분업화로 농산물 수입 파고에 대비해온 터라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칠레산 포도 등 국제경쟁력이 강한 농산물 수입이 늘어나면서 한정된 국내 과일 소비물량을 잠식해 딸기.수박 가격 하락을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재배현황
고령딸기는 지난 1978년부터 촉성재배에 나서 겨울철 수확에 들어갔다.
쌍림면 안림리를 중심으로 재배가 시작된 딸기는 고령읍 일부, 덕곡면, 운수면 일부 등으로 재배가 확산됐다.
현재 모두 560농가에서 232㏊를 재배하면서 고령 딸기의 명성을 전국적으로 떨치고 있다.
껍질없는 과일인 딸기의 경쟁력은 무공해 재배에 있다.
쌍림면내 쌍림딸기영농조합의 12농가가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농약공해를 덜기 위해 무농약재배에 나선 이후 참여 농가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 농가들은 농약 대신 식초와 막걸리 등 환경친화적인 물질로 진딧물과 응애를 퇴치한다.
잡초는 일일이 손으로 베든가 덮개를 덮어 태양광을 차단시켜 제거한다.
이와 함께 특수한 벌(일명 칠레 이리응애벌)을 하우스내에 사육해 응애나 진딧물 등 해충을 잡아먹게 함으로써 농약없는 딸기재배에 성공,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성주고령출장소로부터 무농약재배 품질 인증서를 받았다.
쌍림딸기영농조합 회장 박광용씨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재배가 훨씬 힘들지만 딸기값이 높고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며 "FTA에 대비하는 길은 무농약재배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림원예영농조합의 경우도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유기농산물을 상표등록하는 등 친환경 무공해 재배면적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성산면은 지난 1980년대 초부터 참외재배를 시작했으나 성주참외에 밀려 고전하다 멜론으로 작목을 전환했다.
지금은 참외재배 면적이 19㏊인 반면 멜론 재배면적은 95㏊에 이를 정도로 멜론재배 농가가 훨씬 많다.
멜론은 참외보다 재배가 까다롭고 힘들지만 당도가 참외보다 높고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많지 않아 당분간 적정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FTA체결로 간접 피해가 예상되지만 품질 고급화만 유지할 수 있다면 지속적인 고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박주산지인 우곡면의 경우 올해 398㏊의 면적에 수박을 재배하고 있다.
수박은 신선도가 요구되는 만큼 외국으로부터 수입이 어려워 농산물 수입자유화에도 불구하고 가장 타격을 받지않는 품목으로 각광받고있다.
일부 농가는 4천평 이상 재배해 연간 조수익을 1억원 이상 올리고 있다.
◇대책
이미 지역 특화작목 분업화로 농산물 수입 파고에 대비해온 고령군은 각 지역의 특화 작물마다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군 관계자는 "연작 등으로 토양 피해가 우려되자 지난 2000년부터 전 필지를 대상으로 토양검사를 실시해왔다"며 "그 결과 상당수 토양에서 특정 성분의 함량 과다현상이 발견됐으나 맞춤비료를 주문 공급받아 토양환경이 현저히 균형을 찾고있다"고 밝혔다.
농산물의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태근 고령군수를 비롯한 지역기관장, 농민 등 200여명은 최대 소비지인 서울지역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7일 상경,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유통과 이마트 3개 지점에서 2㎏들이 딸기 5천상자를 판매하며 고령딸기의 우수성을 알렸다.
신창범 고령군 산업과장은 "FTA 국회비준을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품질향상과 작황 개선에 노력한다면 충분히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고령군은 비닐하우스농가의 작업환경 개선과 양액재배 시설을 늘리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7군데 2만7천700㎡의 비닐하우스를 신청받아 시설자금의 70%인 2억3천8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시설은 하우스내 열악한 작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과다한 허리굽힘 작업으로 발생되는 퇴행성 관절염 등 각종 농부병의 예방 △열매의 청결 유지 △토양의 효율적인 관리 △우수기 침수 방지 등 일거사득(一擧四得)의 효과가 기대된다.
고령군 농업기술센터 경제작물담당 이달효씨는 "양액재배를 딸기부터 시작해 앞으로 참외, 수박 등으로 확산시켜 고품질 친환경 농업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영농을 실현시키겠다"고 말했다.
고령군 유장식 특작담당은 "FTA로 농민들이 큰 걱정을 하고있지만 친환경적인 양액재배 등으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어렵고 힘들게 지은 농산물이 제값을 받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한편 고령군은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딸기를 비롯한 신선채소의 수출물량을 늘려 국내 과잉 생산 물량을 해소시킬 방침이다.
고령.김인탁기자 ki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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