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에 '친일(親日) 사이트' 10여 곳

'3.1운동은 1992년 미국 LA 흑인폭동이나 마찬가지(?)'. 터무니없이 날조된 근거를 바탕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민족 비하를 일삼는 '친일 사이트'들이 인터넷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친일 사이트들은 주요 포털사이트 카페를 중심으로 '더러운 코리안', '선구자-친일파를 위한 모임', '친일파를 위한 변명' 등 10여개가 있으며, 카페마다 적게는 1천명에서 많게는 5천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회원들은 대부분 국내 네티즌. 이들 사이트에 실린 내용은 가히 기막힐 정도다.

ㄷ포털사이트의 '황국신민에 대한 진실'이라는 카페에는 '제주도는 일본 섬이다', '안중근 의사는 개인적인 불만을 이토 히로부미의 탓으로 돌린 수구반동'이라는 글이 올라와 있으며, '더러운 코리안'이란 카페에는 "조선총독부 자료에 의하면 3.1운동 참가자는 106만명. 이들은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인 것이 아니라 1992년 미국 LA 흑인폭동처럼 물건을 약탈하거나 상점을 부쉈을 게 뻔하다. 조선 최대의 폭동이 사망자 553명으로 막을 내린 것은 일본의 평화적 진압 덕분"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글이 실려있다.

카페의 운영자는 대개 20, 30대 네티즌으로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 명분은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비판하기 위해서'라고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일제의 침략 논리에 무비판적으로 동조하고 한민족을 악의적으로 깎아내리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 카페 가입자나 방문자들은 전혀 논리에 맞지 않는 '친일 내용'에 대해 어처구니 없다며 코웃음을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역사의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초교생들. 회사원 최모(31.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씨는 "학생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인터넷에서 자극적인 내용들이 실려있다보니 눈길을 끌게 된다"며 "행여 무비판적으로 이런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친일파의 후손들이 준동하는 것이 아니냐"며 거세게 비난을 하고, "이들 친일 사이트에 대한 법적인 제제를 검토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로선 친일카페를 근절할 법적 수단이 없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친일 사이트 폐쇄문제에 대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자문을 구했지만 '결정이 어렵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현재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음란성 및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 사이트에 대해 폐쇄 등의 조치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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