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탄핵은 성공할 것인가.
탄핵안을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조가 외견상 가시권에 접어들고는 있으나 탄핵안에 대한 양당의 셈법이워낙 달라 공조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이 탄핵안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생각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강 구도'라는 노 대통령의 구상대로 총선이 치러지면 민주당은 살아날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탄핵추진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아 죽으나 탄핵을 추진하지 않고 앉아서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판단이다. 오히려 탄핵카드가 전통적 지지층의 재결집을 가져올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대 열린우리당의 양강구도가 깨지면서 민주당이 틈새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에는 탄핵안이 생사를 결정하는 절박한 사안이 아니다. 노 대통령의 구상대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2자 대결로 총선이 치러지더라도 특별히 손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말하자면 탄핵은 민주당의 경우 처럼 생사가 달린 절박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탄핵에 대해 이처럼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또다른 이유는 여론의 역풍에 대한 우려이다. 차떼기 등 부패의 낙인이 찍힌 한나라당이 대통령 탄핵에 나설 경우 여론의 반발심리를 증폭시켜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민주당과 공조해 탄핵이 성사되면 좋지만 만약 불발로 그쳤을 경우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한나라당의 발을 묶고 있는 큰 원인이다.
5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탄핵안에 대한 이러한 어정쩡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신중론과 강경론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총무 책임아래 신중히 추진한다'는 전날 운영위원회의 결정을 추인하는데 그쳤다. '탄핵을 추진한다'는 원칙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양당이 탄핵추진에 합의를 보더라도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도 탄핵안 성사의 걸림돌이다. 탄핵을 위해서는 재적의원(271명) 3분의 2(181석)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양당의 의석수는 한나라당 146석, 민주당 62석 등 208석으로 탄핵안 국회통과에 필요한 의석보다 27석이 많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경우 수도권 의원을 포함, 상당수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데다 공천에서 탈락 또는 불출마한 의원 53명과 공천탈락에 반발해 탈탕했거나 탈당 의사를 갖고 있는 의원들이 합세해 표결에 불참하거나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역시 설훈(薛勳)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반대 또는 유보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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