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가톨릭근로센터 이방인들의 대부.대모 역할

지난 3일 키르기스탄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 사이푸티노바(50)씨와 그의 부인 람세바(42)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구미가톨릭근로자센터를 찾았다.

그들 부부가 어렵게 내놓은 상담의 요지는 아들인 올루베(12)군의 취학문제.

아들 올루베는 키르기스탄에서 우리나라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학교를 4년째 다니다 지난 10월 한국에 와서 함께 살게 됐다.

그러나 부부가 낮에는 모두 일을 나가기 때문에 아들을 돌 볼 수가 없고, 교육도 시켜야 한다며 숙소와 가까운 학교에 취학을 부탁한 것.

상담을 맡은 가톨릭센터는 교육청과 학교 등 백방으로 뛰어다닌 결과 인접한 학림초등학교에 신입생으로 입학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들 부부는 코가 땅에 닿도록 감사하고 돌아갔다.

이처럼 구미공단 외국인 근로자들의 대부.대모 역할을 해오고 있는 구미가톨릭근로자센터 직원들은 이같은 외국인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일상으로 하루하루가 바쁘다.

근로자센터의 좌장격인 모경순(43) 사무처장은 스리랑카인과 외국인들의 국제결혼 문제를 주로 맡고, 상담원 김명순(28)씨는 필리핀.베트남인, 그리고 김명식(30)씨는 인도네시아.중국인 위주로 일을 분담해 맡고 있다.

구미공단 외국인 근로자들은 주말이나 교대근무로 비번 날이면 상담문제가 아니더라도 꼭 근로자센터를 찾아와 한국말도 배우고, 각종 정보도 얻고, 서로 향수를 달래고 도타운 정을 나누느라 언제나 북적인다.

이들 직원들은 나이팅게일 역할 역시 기본이다.

구미보건소, 차병원, 순천향병원 등 구미시내 종합병원들의 협조를 받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검진센터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웬만한 병이면 무료로 치료도 해주고 약도 지원한다.

모경순 사무처장은 "센터가 비록 협소하고, 직원들이 부족해 미처 손길이 닿지 못할 때도 많지만 그래도 힘든 외국인 근로자들이 찾아와 편안히 쉴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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