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대표 책상까지 치며 강경론 주도

9일 오후 헌정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안이 전격 발의되자 여야는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숨을 죽였다.

이날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시간은 오후 6시27분쯤. 탄핵안에는 "대통령은 줄곧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국법 질서를 문란케 하고 있다"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들, 그리고 참모들의 권력형 부정부패로 도덕적.법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어마어마한' 내용을 담았다.

탄핵안이 전격 발의된 데는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홍사덕(洪思德) 총무의 역할이 컸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수도권(권영세.장광근.남경필.전재희) 의원과 영남권(이강두.임인배) 의원이 서로 찬반 득실을 두고 목소리를 높이자 최 대표는 책상까지 치며 "여기서 좌절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발끈, 분위기를 다잡았다.

홍 총무도 "이제는 의원 홍사덕이 아니라 총무 홍사덕의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소장파 반대의원들을 설득하는 등 동분서주한 것이 주효했다.

한나라당쪽 분위기를 애타게 관망하던 민주당은 탄핵동조 소식을 듣자 미리 준비해둔 탄핵 발의안 관련 서류를 의사국에 제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유용태(劉容泰) 원내대표는 미서명 의원 11명에 대해 동참을 독려하는 등 탄핵안 관철에 당력을 집중했다

탄핵안 한-민 공조가 가시화되자 열린우리당은 본회의 참석을 미루며 의총을 소집했다.

당연히 원색 비난이 쏟아졌다.

"대통령 흠집내기 위한 결정적 카드가 탄핵안" "정치 모리배들은 말살시켜야 한다" "탄핵은 지역주의와 부정부패, 냉전세력이라는 '3악 동맹'"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초 본회의 보고단계부터 실력저지키로 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향후 표결단계에서 '육탄저지'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보고되자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오늘은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을 부정한 치욕의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야당에 있는 양심적이고 개혁적인 의원들이 나서서 탄핵을 스스로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한.민 양당 소장파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사진 : 9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발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최병렬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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