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당시 우리나라의 평균출산율은 1.14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딸.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 아래 온갖 명목으로 불임 시술이 남발됐던 60, 70년대를 떠올리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급격히 변화했는지 실감된다.
출산율이 떨어지자 정부는 2명 이상 출산하는 경우에는 격려금과 세제 혜택까지 보장한다고 하지만 다른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요즘 젊은 부부들이 쉽게 공감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
이와 반대로 불임이라는 고통을 안고 있는 부부들도 결코 적지 않다.
특히 그 불임의 원인이 일방적인 한쪽 배우자의 결함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혀지는 경우에는 부부간의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부부간의 성생활은 정상적인데도 불임이라고 진단되면 아직도 대부분 사람들은 여자에게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쉽게 추측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불임의 원인은 남녀에게 공히 절반씩 있는데도 남성의 발기, 사정능력과 생식기능을 동일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발생한다.
실제로 남성의 생식력과 성기능은 항상 별개로 이해해야 한다.
고환에 선천적 결함이 있거나 후천적인 손상요인으로 고환의 생식능력이 비정상적인 경우에도 남성의 성적기능은 제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자답고 준수한 외모에 부부 생활에도 전혀 문제가 없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해온 30대 초반의 A씨가 부인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처음 찾아왔을 때, A씨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부모나 형제 중에 불임인 사람이 없었을 뿐더러 왕성한 성기능을 생각하면 자신에게 원인이 있다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는 '클라인펠터증후군'이라는 선천성 성염색체 이상으로 밝혀졌다.
고환의 크기가 작을 뿐더러 고환조직에는 정자 생산조직 자체가 없었다.
최근 불임의 원인에 따른 다양한 치료방법이 개발되어 임상적으로 좋은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다.
남자의 경우 최근에는 고환에 미숙한 정자세포가 일부만 남아 있어도 미세기법을 이용한 인공임신술로 불임극복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이밖에 다른 수술적 교정으로 치료가능한 남성불임의 원인도 많지만 불행하게도 A씨의 경우는 그런 시도가 전혀 불가능한 상태인 것이다.
예부터 남자와 여자의 결합을 밭에 씨를 뿌리는 것으로 많이 비유한다.
좋은 열매를 많이 맺자면 비옥한 땅에 튼실한 씨앗이 많이 뿌려져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씨앗의 양이 적고 튼튼하지 못하다면 제 아무리 비옥한 땅에선들 좋은 열매를 바랄 수 있을 터인가.
현대인들이 수 많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와 공해, 환경오염물질에 시달리듯이 남성의 고환 역시 다양한 위해요소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탑연합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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