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중기 기자의 영화보기-배틀로얄2/레퀴엠

'배틀로얄2-레퀴엠'(9일 개봉예정)은 전편에 비해 충격은 무뎌졌지만, 액션은 더 강해졌다.

결론적으로 말해 '속편 같은 속편'이다.

거듭 말하면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공식이 유효한 영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 원시형벌법을 현재의 교육현장에 집어넣은 작품이 전편 '배틀로얄'(2000년)이다.

더 이상 교육할 수 없는 문제아들을 문제 많은 교사가 죽음의 서바이벌 현장에 몰아넣는 설정. 폭력성 논란 끝에 흥행에 성공했고, 한국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전편에서 살아남은 슈야(후지와라 다쓰야)와 노리코(마에다 아키)는 '와일드 세븐'이란 테러조직을 만들어 모든 어른을 대상으로 선전포고를 한다.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어른들은 같은 또래의 문제아들을 첨단무기로 무장시켜 무인도에 들여보낸다.

룰은 전편과 비슷하다.

주어진 시간은 3일. 두 명이 한 팀으로 이루는 태그매치 방식. 지역을 벗어나거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원격 조정에 의해 몸의 폭탄이 폭발한다.

살기 위해 이들은 테러리스트 슈야를 살해해야만 한다.

아이들의 무기가 한층 강력해졌다.

폴 버호벤 감독의 '스타쉽 트루퍼스'의 전사들과 같은 복장과 무기를 들었다.

섬 상륙 전투와 자위대와의 전투 장면은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은 화면 효과를 이용해 실감나게 그렸다.

"인생은 게임이다.

싸워서 가치 있는 어른이 되어라".

전편에서 교사로 나온 기타노 다케시의 대사다.

살기 위해 친구를 죽여야 하는 일, 그것이 가치 있는 어른이 되는 길이라면 이 얼마나 끔찍한 현실인가.

속편에선 이런 시니컬한 풍자를 맛보기 어렵다.

기타노 다케시가 전편에서 죽었기 때문. 회상 장면에서 그가 몇 차례 등장하지만, 그의 빈자리는 크다.

오히려 그를 대신해 나온 교사가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정신병자라 더하다.

그는 수다스러울 만큼 대사가 많다.

거기에 슈야를 비롯한 아이들마저 거창하고 비장한 대사로 극의 분위기를 반감시킨다.

감독은 전편을 연출한 후카사쿠 긴지 감독의 아들 겐타. 일부 장면만 촬영한 뒤 사망하자 아들이 대신해 메가폰을 잡았다.

가상의 설정을 마치 현재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 대입시키려는 노력이 공허하고, 유년스럽게 느껴진다.

상영시간 133분. 15세 관람가.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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