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의원 보좌진의 자리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부 당선자들은 국회 주변에서 인정받는 보좌진을 영입키 위해 입소문을 내거나 수소문하며 사람을 찾았다.
또 모 정당은 '중앙당 슬림화'를 이유로 당선자들에게 사무처 요원 1, 2명을 의무 채용하라고 강권, 울며 겨자먹기로 채용하는 일까지 생겨났다.
◇국회, 실업 태풍 강타=16대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불출마한 지역 의원이 16명(대구 6명, 경북 6명, 전국구 4명)에 이르러 이들에게 딸린 보좌진들도 끼니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
1명의 국회의원에 배정된 보좌진 수가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1명, 6.7.9급 비서 각 1명 등 총 6명이나 돼 줄잡아 100명 가까이가 실업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또 이들 보좌진 상당수가 대구.경북 출신들이다.
또 지역 재선급 이상 당선자 중에서도 일부 보좌진을 바꾸려 하고 있다.
강재섭 의원을 비롯, 권오을.임인배.김성조.이인기 의원 등이 새로운 인물 영입을 추진 중이어서 이들 보좌진 역시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매한가지. 대구 모의원 6급 비서관은 "이번에 모시던 의원이 무난히 당선됐지만 보좌진 개편을 이유로 6명 전원이 사표를 내놓은 상태"라며 "솔직히 요즘 밥이 안 넘어 간다"고 말했다.
이 사람은 현재 초선 당선자를 비롯해 3, 4명의 의원에게 이력서를 내놓았지만 아직 소식이 없는 상태다.
◇자리 잡기 백태=일부 불출마 의원 보좌진들은 일찌감치 총선 현장을 누비며 지역구를 승계한 당선자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현지 사정에 밝고, 조직관리의 유경험자라는 점이 당선자에게 크게 도움이 됐을 것으로 자부한다.
경북지역 한 4급 보좌관은 "내가 출마한 것처럼 초선 당선자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상당수가 당선자들로부터 17대 입성을 확언받지 못했다.
다만 열심히 뛴 만큼 공이 돌아올 것으로 믿고 있다.
또 일부는 이력서를 내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친분이 있는 당선 의원 보좌진에게 간청하거나, 직접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력서를 전하기도 한다.
또 기자들에게 청을 넣는 경우도 있다.
불출마한 대구 의원을 보좌한 모 비서관은 "며칠전 대구 초선 당선자 2명에게 면접을 봤는데 어찌나 까다로운지 대입면접 보다 더 어려웠다"며 "아직 연락이 없어 떨어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대구지역 한 당선자는 "보좌진을 희망하는 이들 중에는 미국 유명 대학 석.박사 출신들이 적지 않고 당 안팎에서 추천도 많은 편"이라며 "이론과 실무 모두를 겸비한 보좌진을 찾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친인척 다시 입성할까=16대 국회만 해도 의원 친인척이 국회 보좌진으로 등록한 경우가 일종의 관행이었다.
물론 "입법 활동 보좌에 친인척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지적과 함께 나름대로 전문 역량을 갖춘 이들도 있었지만 이렇다 할 입법활동 없이 이름만 빌려주고 월급을 챙겨온 이들 역시 적지 않았다.
16대 국회의 경우 대구.경북 의원 10명 안팎이 친동생과 아들, 처남, 친구 아들 등을 보좌진으로 기용했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과거 국회는 의원들의 친인척이 보좌진 꼬리표를 다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17대엔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여야간 정책경쟁에 대비, 검증된 외부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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