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혁규 총리'...상생 시험대 될 듯

여야 대표회담 의미와 향후 정국 전망

3일 개최된 열린우리당의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회담은 상생의 활로를 모색하자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당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합의문 대신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실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협약내용

양당대표는 협약문에서 과거의 정치문화와 구태정치 청산을 선언하고 새정치 및 민생.경제 중심의 비전을 제시하는 '3대원칙 5대과제'를 발표했다. 양당 대표는 "17대 국회가 민생 국회, 경제회생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3대 현안으로 당면 최대 현안인 '민생우선.경제우선'을 포함, '부패정치와의 완전 절연', '원칙과 규칙에 입각한 의회주의 정치구현'을 포함시켰다.

5대 과제로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 △정경유착.부패정치 근절 △일하는 국회 구현 △한반도 평화정착과 공동발전 앞장 △대한민국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실현에 합의하고 각 과제별 실무추진을 위한 특위구성 등 실천방안도 제시했다.

▲의미

그동안의 여야대표 회담이 대부분 '구호'에 그친 것을 우려해 실천문제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대표회담 중 이례적으로 협약을 체결한 것이나 실무추진 위원회 구성에 비중을 둔 점은 양당의 협약에 대한 실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시간여 진행된 회담을 마친 뒤 양당 대표들은 "충분히 내용 있는 토론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문제"(정 의장), "회담이 회담으로 끝나지 않고 실천키로 합의했다"(박 대표)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여러차례 의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온 양쪽이 이날 전격적인 합의에 이른 것은 무엇보다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탓으로 볼 수 있다. 17대 국회에서 정쟁만 일삼다가는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따라서 어렵게 두당이 합의에 이른 만큼 '상생'의 기조를 이어가려는 노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망

그러나 여야 대표가 이날 협약문까지 발표하고 지속적인 회동방침도 밝혔지만 여야간 이런 기류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양당 대표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대표들이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점도 거꾸로 보면 그만큼 가야 할 길이 쉽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먼저 남북관계에 관한 진통과 국가보안법, 언론개혁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시각차를 볼 때 향후 실천과정에서 불협화음의 소지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남북문제는 양당의 정체성과 불가분의 관계란 점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단기적으로는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의 총리 기용 여부가 대화무드 지속 여부를 가름할 전망이다. 박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강한 어투로 김 전 지사의 기용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한나라당내 분위기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양당 지도부 개편도 변수다. 정 의장의 입각이 유력한데다 박 대표의 경우도 다음달 정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협의 주체의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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