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관급회담, 남북 군사문제 시각차

南 장성급회담 개최, 北 합동훈련중지 촉구

남북한은 5일 오전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서 제

14차 남북장관급회담 첫 전체회의에 이어, 한 차례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남북관계

현안들을 논의했으나 군사 문제에서 서로 다른 시각과 입장으로 맞섰다.

북측은 전체회의 기조연설과 실무대표접촉에서 한미합동군사연습 중단과 이지스

함의 동해배치 계획의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북측은 기조연설에서 "민족의 자주와 통일을 지향하는 새로운 흐름이 6.15시대

를 주도해가고 있으며 이는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이 가져온 훌륭한 결실"이라며 "

오늘의 시대에 맞게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우선적으

로 중지돼야 하며 이지스함의 동해배치 계획도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측은 "군대가 있는 한 훈련은 당연하다. 세계 어떤 나라도 다른 나

라와 합동군사훈련을 한다"고 지적한 뒤 그동안 한미합동훈련을 할 때 우리측이 북

측에 일정을 통보하고 참관도 요청했던 사례를 들어 "이 훈련은 방어훈련이지 공격

훈련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남측은 "(지난 2월) 13차 회담때 합의한 장성급 회담을 열어서 한반도 군사긴장

완화 문제와 신뢰구축문제를 협의하자"면서 북측이 회담 개최에 합의하고도 이행하

지 않는데 대해 실망을 표시한 뒤 이 회담을 5월중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북측은 이어 오후 6시15분부터 7시35분까지 열린 실무대표 접촉에서도 같은 주

장을 되풀이하면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면 군사당국간 회담을 열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남측은 "장성급 군사당국자 회담은 13차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약속인 만

큼 이 약속을 우선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면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은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지속되는 한 계속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남측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남북간 인적 물적 교류가 대폭 증가한 시점에서 현실

적으로나 상징적으로 남북 당국간 상시 연락채널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면서 서

울과 평양에 상주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은 또 핵문제와 관련, 3차 6자회담에서 반드시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합의돼

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북측이 적극적 조치

를 신속히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남측은 ▲원활한 남북경협을 위한 협력방안 ▲질서있는 민간교류 지

원문제 ▲사회문화협력분과회의의 구성.운영문제 ▲제10차 이산가족 상봉과 면회소

조기 건설 등을 제기하면서 특히 1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6.15를 즈음해 갖자고

제안했다.

이밖에 북측은 최근 남한 내에서 일부 탈북자들이 시작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의

즉각 중지 등 상대방을 향한 방송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으나 우리측은 "탈북자들의

인터넷 방송은 수백만개의 웹사이트중 하나로 관심있는 사람만 보는 것이지 공중파

방송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북측은 또 기조연설에서 지난 4월초 금강산에서 열린 제9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에서 남측 통일부 관계자가 우리를 걸고드는 행위를 한 것은 북남 수뇌분들이 마련

한 6.15공동선언에 대한 부정이며 상대방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존중할 데 대한 합

의사항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양측은 실무대표접촉에서도 북측이 제기한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여 장성급회담 개최 시기와 1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일정, 남북경협 활성

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안 등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선 논의를 거의하지 못했다.

양측은 6일 수석대표 및 실무대표 접촉을 다시 갖고 계속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

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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