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 경북 영천 지역 당선자인 이덕모(李德摸) 변호사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12일 오후 구속되자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던 한나라당은 일순 긴장에 빠져들었다.
후속 타자들이 즐비하게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과 경찰 주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가운데 구속 1호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 변호사가 서울, 부산, 인천지역 검사 출신으로 인천에서 '잘 나가는' 변호사였다는 점에서 그의 구속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다른 당선자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경찰의 출두 요청을 받아온 이 변호사가 12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와의 초선 당선자 연찬회와 13일의 국회 초선 당선자 환영회 등의 일정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했음에도 11일 출두를 요구, 8시간여의 조사 끝에 전격적으로 긴급체포하고 결국 구속에까지 이르게 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나라당 경북도당 이상학(李相學) 사무처장은 "경찰의 수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전해 듣기는 했지만 경찰의 의지가 이 정도로 강한 줄은 몰랐다"며 "더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도당 일각에서는 편파 수사 시비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경북지역에만 사법처리 대상자가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당선자가 여러명 거론되고 있고 그중 1, 2명은 수사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사법처리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 변호사처럼 구속될 정도로 사안이 심각한 곳은 없다며 자위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는 편파 수사, 수사의 형평성 상실, 표적 수사 등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 표시는 해도 공개적인 비판은 않고 있다.
폭풍이 무사히 지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을 내는 등 정치적 공세에 나섰다.
이재관 대구시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17대 총선에서 구태를 벗지 못하고 불.탈법 선거운동을 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며 "깨끗한 선거운동과 새로운 정치개혁에 대한 심판차원에서 수사기관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어 "이번 경우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모두 자신들과는 관계없는 사안이라고 발뺌하고 형평성에 어긋나는 수사라고 생떼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편파 수사라고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달리 열린우리당 일부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지역 검찰과 경찰이 서울과 달리 너무 사정을 많이 봐주는 것 아니냐"며 "더 철저하게 수사한다면 당선 무효 사태가 날 것"이라는 정반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사진 : 17대 총선 선거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덕모(50.영천) 한나라당 당선자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12일 오후 대구지법으로 들어서고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