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는 지금-송나라 수도 개봉을 가다

송나라 수도 개봉은 도시 전체가 시장인 듯하다.

상업과 서민문화가 번성해 1020년 현재 동양 최고의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황하의 중류에 자리잡은 개봉 시내를 걸어본 외국인들은 사람에 치여 걷기도 힘들지경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북새통이다.

시장 통의 넓이는 상상을 초월하지만 나귀가 끄는 짐마차, 낙타를 탄 서역 상인들, 끊임없이 지껄이는 상인들로 마치 고려 개경의 번잡한 골목길처럼 좁아 보인다.

도로 양옆에는 생필품과 도자기를 파는 상점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특히 서적 가게가 많이 등장한 것은 최근 개발된 인쇄술의 영향인 듯 하다.

유교경전 뿐만 아니라 대중 문학작품집도 출판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눈을 어디에다 둘지 모른다.

특히 거래에 쓰이는 돈은 동전이 아니라 종지조각이다.

이곳 사람들이 교자(交子)라고 부르는 것인데 세계 최초의 종이돈이다.

사고 파는 물건이 많아 계산도 무척 복잡해 보인다.

그러나 개봉 상인들은 이상한 기구를 동원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한다.

나무판에 은행 알 같은 것을 꿰어 만든 것인데 주판이라고 부른다.

송나라 수도 개봉의 인구는 약 100만명. 역사 이례 세계 어떤 도시가 이만한 인구를 가진 적이 있을까.

한편 송나라 인구는 1020년경 1억을 돌파했다.

천 여년 전인 전한 시대에 이미 6천만 명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인구성장은 적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그간 끝없는 전쟁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송나라가 5대 10국의 혼란을 통일하면서 사회가 안정과 경제발달로 인구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방 거란과 화친(1005년)을 맺은 만큼 인구증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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