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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어주는 전래동화-구두쇠의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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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옛날에 아주 인색한 구두쇠가 살았어. 얼마나 구두쇠였는고 하니, 세수하고 난 물도 그냥 안 버려. 세수를 하고 나서, 그 세수한 물에 걸레를 빨고, 그 걸레 빤 물을 텃밭에 뿌리는 거야. 다 쓴 종이 한 장도 그냥 안 버려. 군데군데 빈 곳이 있으면 잘라다가 이어붙여 새 종이를 만들고, 남은 것은 또 창호지 뚫어진 곳에다 바르는 거야. 이렇게 아끼고 살면서 일은 또 얼마나 부지런히 하는지, 날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한 시라도 노는 법이 없어. 이러니 돈을 안 벌 수가 있나. 처음에는 남의 집 머슴살이하던 사람이 한 푼 벌고 두 푼 벌어 논을 사고 밭을 사고, 세간을 점점 늘려 나중에는 큰 부자가 됐어.

그런데 이 구두쇠가 큰 부자가 돼 가지고도 그저 허구한 날 돈 모으는 재미에 푹 빠졌어. 그래서 사람 하나가 들어가고도 남을 만한 커다란 돈궤를 하나 만들어 놓고, 돈을 벌 때마다 거기에 차곡차곡 채워 넣었지. 그리고 날마다 그것 들여다보는 걸 낙으로 삼고 사는 거야. 돈이 처음에는 사람이 들어가면 무릎께 찰 만큼 모이더니, 나중에는 허리께 찰 만큼 모이고, 그 다음에는 겨드랑이께 찰 만큼이나 모였어. 그러느라고 일은 뼈빠지게 하면서 아끼기는 눈이 터지게 아꼈지. 제 것만 아낀 게 아니라 남한테도 인색했어. 아주 찬바람이 쌩쌩 날 만큼 인색했어. 아무리 배고픈 사람이 있어도 밥 한 술 줄 줄 모르고, 아무리 어려운 사람이 있어도 돈 한 푼 꿔 주는 법이 없었거든.

그런데, 돈궤에 돈이 겨드랑이께 찰 만큼 모인 다음부터 이상한 일이 자꾸 생기더래. 아무리 애를 써도 돈이 더 모이지를 않는 거야. 열 냥을 모으면 열 냥이 나가고, 백 냥을 모으면 백 냥이 나가. 돈을 좀 벌었다 하면 꼭 식구가 아프거나 세간이 부서지거나 집 한 곳이 허물어지거나 도둑이 들거나 해서 꼭 그만큼 나가더란 말이지. 이래 놓으니, 아무리 등이 휘도록 일을 하고 좀스럽게 아껴도 돈궤에 돈은 꼭 그대로야. 도무지 한 푼도 늘어나질 않아.

'어허, 이것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로구나'.

신들메를 조이고 더 부지런히 일을 해도 매한가지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 알뜰살뜰 아껴도 매한가지야. 이래서 몇 달만에 이 구두쇠가 그만 아파서 드러누웠어. 속상해서 이불을 쓰고 누워서 끙끙 앓는단 말이지. 그러다 보니 하루는 지나가는 거지가 와서 구걸을 하거든.

'에라, 이왕에 더 벌지도 못할 돈 써버리기나 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이 구두쇠가 거지한테 돈을 한 닷 냥 집어줬어. 그랬더니, 그날 저녁에 집 한 구석에서 돈 닷 냥이 썩 나오더래. 전에 잃어버린 돈을 찾은 거야. 그러니 돈궤에는 돈이 하나도 안 줄었잖아. 이 사람이 이상하게 여기고, 그 다음날 큰맘먹고 돈 쉰 냥을 풀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줬어. 아, 그랬더니 그날 저녁에 당장 돈 쉰 냥을 벌게 됐어. 아들이 아파서 약 쉰 냥어치를 사다 먹여야 할 판인데 갑자기 아들 병이 씻은 듯이 나은 거야.

'옳아, 돈이란 옳은 일에 써야 모이는 법이렷다'.

그 다음부터 이 사람은 아주 딴판이 돼서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와 줬대. 그래서 돈을 다 썼느냐고? 아니야. 돈궤에 돈은 언제나 그만큼 쌓여 있었더래. 돈을 쓰면 쓴 만큼 어디선가 생겨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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