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카네이션

1910년 미국에 안나 자비스라가 어머님을 추모하기 위하여 교회에서 흰 카네이션을 나누어주었고, 1914년 톰 윌슨 대통령이 5월 둘째 일요일을 어머니 날로 공포하면서 세계적으로 전파되었다.

한국에서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경로사상이 높아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까지 은혜를 헤아려야 한다는 뜻에서 카네이션을 달아드린다.

부모가 살아 계신 사람에게는 빨간 카네이션을 부모를 여윈 경우는 흰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어른공경에 예를 표한다.

필자는 얼마 전까지 민사 가사 조정위원으로 판사들과 함께 이혼소송 건을 조정하는 기회가 종종 있었다.

60대 할머니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할아버지가 이혼을 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할머니 가슴에는 빨간 카네이션이 달려 있었고, 할아버지는 꽃이 달려 있지 않았다.

딸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공경의 대상이 안된다고 했다.

젊은 날에 가장노릇을 하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는 것이다.

카네이션의 꽃말은 자비로움이다.

흰색-나의 사랑, 빨강-열렬한 사랑, 분홍-부부의 애정, 황색-당신을 경멸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카네이션 색깔의 뜻을 분별하지 않고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준다.

가출한 자녀들아 속히 집으로 돌아 오라! 카네이션 대신 부모님 가슴을 까맣게 멍들게 하지 말자. 가정을 책임지지 않는 부모, 혹은 자녀들을 학대하거나 버리는 부모는 황색 카네이션보다 하나님의 징벌을 두려워하라.

아카시아 향기 그윽한 5월에는 카네이션을 받음으로 행복을 느끼게 해드리자.

부모들은 카네이션만을 달고 다니지 말고 인품을 추스리고 가는 곳마다 화평케 하자. 근래에 존경받아야 할 정치인들이나 재계와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부덕한 행위로 국민들로부터 노란 카네이션을 달 분들이 더러 매스컴을 통해서 보도된다.

인생의 연한이 다하여 영원히 잠들지라도 가족과 주위사람들로부터 추모의 흰 카네이션을 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자녀와 젊은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나누어주자. 가족과 이웃에게 덕스럽게 살아가자, 어버이날에는 은혜에 감사하는 뜻을 담아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그 사랑에 보답하는 삶을 살아가자. 그들을 기쁘게 해 드리자.

전경홍 가정의학과 전문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