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의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과학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과학 개발로 경제와 국방력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세계를 지배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러한 미국 과학의 독점적 위상이 갈수록 약화되면서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여러 나라에 추격당하리란 지적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세계 여러나라의 과학동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과학위원회(NSF) 등 연구기관들은 더욱 큰 문제는 미국 국민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것이라며, 국가적 대응전략 수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의 연구기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국제 특허가 줄고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특허 수는 여전히 미국이 앞서가지만, 지난 10년간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추격으로 급격히 감소,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52%에 불과하며, 일부 부문에서는 선두자리를 빼앗겼다.
더더욱 걱정인 것은 각종 과학전문지에 게재되는 논문편수의 감소이다. 지난 83년까진 절대다수국의 지위를 유지했으나 지난해에는 물리과학의 경우 29%만을 차지해 열세국으로 돌아섰다.
▲이러한 미국 과학의 침체는 노벨상 수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은 1960년대와 1990년대 정점을 이룬 후부터 노벨상 수상자가 감소, 2000년대에는 그 절반인 51%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한 고분자 연구실 관리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우리를 추격해 버렸다"며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유럽이 현재 만들고 있는 초고속가속기가 오는 2007년 가동을 시작하면 분자물리학은 유럽이 지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국과학의 침체와 역전현상은 정보화, 세계화 시대의 진전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한다.
정보의 공유화가 확대되고, 개발도상국가들에도 외국서 공부하고 돌아온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집단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체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입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들은 과학의 침체 현상은 미국이 극복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며 정치인들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문제는 이러한 미국과학의 침체가 9.11테러 사태로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9.11사태후 국내 보안을 이유로 유학 비자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특정분야 연구자는 1년마다 재심사를 받도록 하는 등 과학자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이민 온 우수 과학두뇌로 이끌어 오던 미국의 과학계는 두뇌부족에 허덕이게 됐다며 미국의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반발한다. 미국의 부시정권은 미국의 과학마저 위축시켜 미국의 힘을 줄이고 있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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