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팔공산 이대로 둘 것인가

나는 팔공산이 좋다.

그래서 타지방에서 손님이라도 오면 함께 팔공산에 간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멋진 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구시민들의 자랑이요, 복이다.

그런데 팔공산을 둘러 볼 때 늘 두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하나는 왜 이렇게 좋은 여건을 지닌 팔공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이고 다른 하나는 팔공산의 경관과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들어서 있는 유흥시설들에 대한 걱정이다.

사실 팔공산만큼 좋은 입지와 자연환경을 갖춘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팔공산은 전통문화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신라, 고려 때부터 내려오는 귀한 유물과 유적, 그리고 고찰들이 곳곳에 남아 있고 갓바위부처가 있는 동쪽 봉우리에는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과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위치는 또 어떤가. 대구 도심과 고속철이 정차하는 동대구역에서 30분내의 거리이고 대구국제공항은 바로 옆이다.

그리고 구미, 안동, 포항 등 주변 도시들과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한마디로 최고의 위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처럼 숨은 가치를 지닌 지역의 보물을 우리가 제대로,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가 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팔공산을 어떻게 개발, 활용할 것인가. 먼저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개발이 되어서는 안되며 많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가운데 장기적이고 원대한 구상을 토대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해 U대회때 북한 응원단이 궁금하게 여겼다는 수많은 모텔과 유흥시설들이 팔공산의 이미지를 크게 흐려 놓고 있다.

또 이미 산속 언저리에 들어서기 시작한 고층 아파트들이 경관을 해치고 있다.

이러한 무계획성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 팔공산의 개발은 우리 지역의 이미지 혁신과 지역발전의 핵심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훌륭한 경관과 전통문화에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21세기의 문화를 접목시켜 지역사회에 역동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모멘텀을 이곳에서 찾아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팔공산과 그 언저리에 국제화된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것이다.

우선 세계 각국의 문화와 역사를 만나고 그 나라 사람들로부터 현지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배움의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각국의 문화역사관을 조성하고 외국어 마을과 외국학교를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팔공산이 지닌 전통문화에 현대적 오락문화를 접목시킬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게임 테마파크 조성사업도 팔공산 개발과 연계해 추진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지역 사회가 닫힌 곳이 아닌 열린 곳으로 발전하고 우리 청소년들이 글로벌 시대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춘식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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