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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보수로 역동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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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 이후 대구.경북의 '보수성'을 두고 각계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보수성을 진단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경북대교수회(의장 주보돈)는 21일 오후 경북대 복지관 3층 교직원 회의실에서 정.관계, 학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학의 보수성, 대구의 보수성'을 주제로 한 대학발전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에서 기조발제를 하는 박찬석(전 경북대 총장) 17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미리 배포한 '대학과 대구의 보수'란 글에서 21세기의 전환기에 우리가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대구.경북의 진로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자는 우선 대구가 갖고있는 보수성의 가장 큰 문제는 개방의 부족에 있다고 꼬집었다.

"대구에서 장사를 하려면 물건이 싸다, 좋다는 것보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 어느 어느 고교의 후배이거나, 형님의 친구 등으로 이야기하면 물건을 팔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도 '가족사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는 "대구가 250만 도시로서 세계적으로도 큰 도시에 속하지만 아직도 대구를 아는 외국인이 극히 적고, 경북 사람들이 대구 인구의 83%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외부에 대해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박 당선자는 "국회의원이나 시.도 단체장 선거에서 특정 정당을 모두 지지해 버리면 다양성이 생기지 않는다"며 "이렇게 되면 시.도정을 잘하는지 국정감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다른 지역도 그런 지역이 있지 않느냐고 반박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대구는 폐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은 발전을 기대할 수없는 도시가 되고 만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고교의 경쟁률에서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교육정책의 부재에 있다"며 "지역의 대학들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고, 외부로부터 개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대구의 보수성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서는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은 "하계 U대회 등을 계기로 지역의 시민정서가 개방적이고 적극성, 포용성을 가진 진취적인 정서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지역을 마치 보수와 수구의 온상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의 시민정서가 보수적이냐 진보적이냐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는 역동성 있는 시민사회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대구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시정의 주요목표로 삼아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지역발전과 변화와 개혁,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우리지역이 외부의 현실에 안주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사회가 지역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고 지역혁신체제 구축의 중심에 서서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통합된 리더십을 발휘해 나가야 한다고 김 부시장은 강조했다.

그는 "지방대학이 안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대학별 선택과 집중을 통한 특성화로 세계 수준의 대학 육성, 산학 협력을 통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 학과간 구조조정을 통한 대학운영 등 대학 스스로가 내부 개혁을 해야 한다"며 "지역사회의 혁신을 견인하고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 내는 혁신 전도사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주호영 17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대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보수적이란 점에 대해서는 자타가 공감하고 있다"며 "보수가 된 원인은 학연으로 많이 얽혀 있고, 유동인구가 적다는 것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시대여서 보수에 대한 비난이 더욱 가중되는 측면이 있다"며 "분명히 지켜야 할 가치는 지키면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열린 보수'를 지역이 지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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