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진·기록·증언 일치하는 위안부 첫 확인

사진과 문서자료, 증언 등이 일치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20일부터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리고 있는 제2회 국제연대협의회 서울대회에 참가한 '전쟁과 여성에 대한 폭력 일본 네트워크' 니시노 루미코(52) 공동대표는 북한에 생존해 있는 박영심(82) 할머니가 사진과 문서자료, 증언 등이 일치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공식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니시노씨는 "박 할머니는 지난 2000년 도쿄에서 열린 '여성국제 전범법정'에서 지난 1944년 9월 미군 사진팀이 중국 윈난성 '라모'지역에서 찍은 4명의 조선인 위안부 사진 중 만삭의 위안부로 판명됐으며 지난해 미연방정부기록보존소(NARA)에서 발견된 25명의 조선인 전쟁포로 심문기록(Walter Rundle 'Jap' 'Comfort Girls' November 30. 1944)에도 박 할머니의 신상기록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쟁포로 심문기록에 남아 있는 25명의 신상기록 중 10명의 기록은 박 할머니가 성노예로 일했던 라모지역 '마츠야마' 위안소에 있었던 조선인 여성들의 기록으로 연행된 연월, 출신지, 연령, 출생지 등 개인기록이 상세히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록에는 박 할머니가 지난 1939년 8월 북한 남포에서 난징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로 연행된 것으로 나와 있다.

니시노씨는 또한 지난해 11월 북한, 중국, 일본 등 3국으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공동조사단이 박 할머니와 함께 1939년 8월부터 1944년 9월까지 할머니가 성노예로 일했던 중국 난징, 미얀마 '라시오'지역, 중국 윈난성 '라모'지역을 돌며 확인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동조사단은 이 과정에서 당시 중국군에 소속돼 있던 중국인과 할머니가 있었던 부대에서 인부로 일했던 중국인, 위안소 가까이에 살았던 중국인들로부터 당시 할머니가 위안부였다는 증언도 얻어냈다.

니시노씨가 밝힌 이 같은 내용은 21일 국제연대협의회 주제포럼에서 이번 대회 북측대표로 참석한 홍선옥 국제연대협의회 조선위원회 위원장과 니시노씨에 의해 발표될 예정이다.

국제연대협의회는 남·북한은 물론 중국, 대만, 필리핀, 미국, 일본 등에 살고 있는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들과 관련 단체들이 일본 과거사 청산문제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결성한 국제 시민단체 연합회로 지난해 9월 17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공식 발족됐다.

박 할머니가 위안부였다는 사실이 문서자료, 사진, 증언으로 확인됨에 따라 그동안 일본정부에 의해 신빙성이 없는 주장으로 치부됐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입증 작업과 개인 보상문제가 급 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연합뉴스)

사진 : 1944년 9월 미군 사진팀이 중국 윈난성 '라모'지역에서 찍은 4명의 조선인 위안부 사진. 박영심할머니는 당시 만삭의 위안부로 맨 오른쪽.(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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