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자금 수사종결...'盧·昌' 불입건

대선자금 수사종결..."모금 관여 직접증거 없다"

대검 중수부(안대희 부장)는 21일 노무현 대통

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 대해 불입건 조치하고 9개월 동안 진행된 대선자금

사건 수사를 종결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노 대통령이나 이 전 총재 모두 대

선자금 모금에 직접 관여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총재의 경우 작년 1월 옥인동 자택에서 김영일 의원으로부터 대선

잔금으로 삼성채권 154억원이 남았다는 보고를 받고 서정우 변호사에게 보관토록 지

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서 변호사는 이 자금을 받아 16억원은 대선회계 정리를 위해 김영일 의원에게

다시 지급했고, 나머지 138억원은 10개월 가량 보관하다가 이번 수사가 시작된 직후

인 작년 11월께 삼성측에 반환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전 총재가 이 자금으로 인해 이득을 취하지 않았고, 채권을

반환한 점, 서정우 변호사가 이미 처벌을 받은 점 등을 감안, 처벌하지 않기로 결정

했다.

검찰은 노 대통령의 경우 안희정씨가 재작년 6월과 11월 삼성에서 받은 30억원

중 채권으로 된 15억원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통해 10억원을 현금화한 뒤 장수

천의 채무변제에 사용한 사실도 확인, 안씨를 추가기소했다.

이런 사실과 노 대통령과의 관련성 부분에 대해 검찰은 "나름대로 결론을 냈으

나 대통령은 형사소추 대상이 아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검찰은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의 대선후보 경선자금 고

발사건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해 나가기로 했다.

검찰은 또 삼성이 2000∼2002년 사이 사채시장에서 800억원대 채권을 매입한 것

으로 조사됐으나 정치권에 제공된 것으로 확인된 302억원어치 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500억원대 채권은 유통이 안돼 용처를 찾지 못했다.

특히 검찰은 이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모, 김모씨 등 삼성 직원 2명

이 해외 출국 상태여서 500억원대 채권 부분에 대해서는 내사중지하고 이들 2명을

입국시 통보조치했다.

검찰은 이들 채권의 출처와 관련, 이건희 회장의 개인재산이라는 삼성측 주장을

뒤집을 물증을 찾지 못했으며 이 회장이 정치자금 제공에 관여한 증거도 확보치 못

해 이 회장을 불입건 조치하고 이학수 부회장만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한나라당 김영일.최돈웅,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 등

국회의원 14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정치인 30여명을 기소했으며, 손길승 SK그룹 회장

과 이부영 ㈜부영 회장 등 구속된 기업오너 2명을 포함, 기업인 20여명을 기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미국에 장기체류 중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 대해서는 기소중지 처분과

함께 입국시 통보조치했다.

검찰은 그러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

했다.

검찰은 한나라당에 대한 '출구조사'(대선자금 사용처 수사)와 관련, 17대 총선

이 끝나 정치적 상황이 정리됐고, 227개 지구당의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 한나라당이 천안연수원을 기부채납 방식으로 국가에

헌납, 불법자금 회수가 가능한 점을 감안, 전면수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고발이 접수된 엄호성 의원에 대해서는 중앙당 지원금 외에 후원금 유용

등 혐의가 있어 계속 수사 중이며 이재창.이상득 의원에 대해서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별도 수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또 전용학 의원을 제외한 한나라당 '입당파'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자금

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다.

현대차로부터 임직원 명의로 9억원을 편법 지원받는데 관여한 나오연 의원과 썬

앤문그룹에서 1천만원씩을 받은 황우여.양경자 의원에 대해서도 각각 약식기소키로

했다.

박근혜 대표의 경우 사안이 다르고 탈당후 당의 요청에 따라 재입당하면서 선거

지원 활동비 외에 별도 '당자금'을 받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고 불입건 조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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