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이럴수가 있습니까. 아무리 하늘이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비료주고 농약치고 죽어라고 농사에 매달렸는데…".
21일 오전10시쯤 안동시 북후면 두산리 사과밭에서 만난 조국부(63)씨는 금방 눈물이 떨어질듯 연신 하늘만 쳐다보며 푸념을 이어갔다.
21일 오후6시30분부터 20여분동안 안동시 북후면 월전.두산.신전 등 3개 마을에는 0.5㎝~1㎝ 사이의 우박이 쏟아졌다.
한순간 내린 우박이었지만 농민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일로 농작물에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키고 말았다.
연초부터 하우스에서 애지중지 키워 본답에 옮겨심은 담배와 고추는 마치 미치광이가 도리깨질이라도 한듯 30여㏊가 엉망이 돼 버렸다.
가장 피해가 많은 사과의 경우는 겨우 벌써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자랐는데 모두 3, 4기씩 우박에 얻어맞아 골병이 들어있었다.
김동열(50.북후면 월전리)씨는 "2천500평 사과밭이 우박으로 인해 완전 폐농상태인데 앞으로 사과 알이 자라 날수록 썩어나가는게 늘어날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이마을 강병직(58)씨 경우는 2천평 담배밭이 쑥대밭이 됐다.
강씨는 "현재는 잎이 10개 미만 나온 상태여서 새로 생겨나는 담배잎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며 허탈해 했다.
사과밭과 담배 2천500평이 동시에 피해를 입은 강호성(62)씨는 "그동안 부인과 죽을 힘을 다해 농사를 지었는데 한순간에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됐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임노설(63.북후면 신전리 이장)씨는 "마을 사과 농사를 모두 망쳐 버렸고, 농가들 대부분이 모내기 때문에 아직까지 피해 파악도 제대로 못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안동시는 이번 우박으로 사과 90㏊, 담배 20㏊, 고추.호박 10㏊ 등 120ha의 농작물 피해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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