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자살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뒤르껭은 자살을 사회적 연결이 느슨해지면서 일어나는 무질서한 현상으로 보았다.
자살률이 높은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범국민생명존중 운동본부에 따르면 요즘 한국에서는 5분에 한 명씩 자살을 기도하고 45분에 한 명씩 자살로 목숨을 잃는다.
미국에선 17분에 한 명씩 자살을 하고 해마다 거의 3만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자살의 이해'는 자살의 원인을 정신의학에서 접근하고 약물 치료의 중요성을 설파한 책이다.
미국의 정신과 박사 케이 레드필드 재미슨은 이 책을 통해 '자살은 의학적인 치료의 대상'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저자는 사례 분석과 임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살을 둘러싼 일반인들의 오해를 바로잡아 준다.
자살이 심사숙고 아래 이뤄진다는 항간의 인식은 사실과 다르며, 자살 기도의 50% 이상이 5분 이상을 생각하지 않고 충동적으로 실행되고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우려되는 것은 자살에 관한 자녀들과 부모간의 인식차이다.
조사 대상 아이들의 15% 이상이 자살을 생각하거나 자살을 기도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그 아이들의 부모 중에 이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저자는 경고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겪는 우울증의 정도에 대해서도 심각할 정도로 가볍게 본다는 것이다.
자살자들은 특정한 행동과 말, 태도 등을 통해 자살을 예고하기에 그들이 보내는 특정한 신호들을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포착할 수만 있다면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우울증을 앓거나 약물 의존성(수면제.진정제.항우울제)이 있는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자살 우려가 20배나 높다.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앓는 환자들은 발병 초기 또는 정신병원에서 막 퇴원한 뒤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우울증에서 회복되는 때가 자살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라는 점은 환자의 가족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복지제도 개선, 복지기관 설립 등을 통해 생계를 비관해 자살하거나 사회에서 낙오된 사람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자살 상담소와 자살방지 재단같은 시설을 설립해야 한다고 저자는 제안한다.
학교는 자살의 위험성을 알리는 커리큘럼을 개설해야 하며 10, 20대의 자살을 막기 위해 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막상 죽는다는 것도 여간한 일은 아니다.
미국의 시인 도로시 파커는 '레주메'(Resume)라는 시를 썼다.
'면도칼은 아프고/강물은 숨막히고/산(酸)은 흠을 남기며/약물은 경련을 일으키네/총은 불법이요/올가미는 풀릴지 모르고/가스는 냄새가 고약하니/차라리 사는게 낫겠다'.
실제로 파커는 자기가 쓴 대로 살았다.
여러번 자살을 기도했으나 그녀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삶'이었다.
저자 재미슨도 10대 때 극심한 조울병에 시달리다 자살을 기도했었다.
저자를 삶으로 이끈 것은 더글러스던의 시 '각성'(Diesenchantment)의 한 구절이었다.
'살아있는 것들을 보아라, 사랑하라, 놓지 마라'.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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