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속 기가 막혀" 딴 차로 꽉꽉차도 전용차로 텅비게

버스파업이 시작된 25일 오전 출근길에 이어 오후 퇴근길에도 시민들이 몰고 나온 승용차로 대구 도심 곳곳에서 최악의 정체가 빚어졌다.

그러나 대구시가 25일 오전 '버스 파업'때문에 전용차로가 썰렁해졌는데도 단속에 나서 심한 정체에 시달리던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7시를 넘어서면서부터 신천대로와 신천동로, 앞산순환도로, 달구벌대로를 비롯 각 주요 교차로에는 쏟아져 나온 차량들로 인해 정체가 시작돼 일부 지역에서는 밤 10시를 넘어서까지 교통혼잡이 이어졌다.

이모(36.대구 수성구 범물동)씨는 "오후 7시쯤 반월당의 회사에서 나와 범물동으로 귀가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렸다"며 "신천대로 희망교 부근을 지나면서부터 차량이 밀리기 시작, 두산오거리를 지나 집에 도착할 때까지 거북이 운행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만촌네거리와 두산오거리, 신평리네거리를 비롯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지산.범물 지역과 상인.대곡 지역으로 이어지는 주요 간선도로의 체증은 퇴근시간이 훨씬 지난 밤 10시까지 계속됐다. 택시기사 박모(43)씨는 "버스파업으로 퇴근길의 택시 승객이 많아졌지만 도심 정체가 심해 손님을 몇명 태우지도 못했다"며 "차량이 평소보다 30%는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는 이날 오전 버스전용차로를 해제했지만 일부 구청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고 단속에 나서 운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등 혼선을 빚었다.

정상운행 버스와 대체버스를 합쳐도 평소에 운행되는 버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각 구청의 단속요원들이 여전히 단속에 나선 것. 이 때문에 달구벌대로를 비롯 주요 간선도로에는 거리로 쏟아져 나온 승용차가 거북이 운행을 하는데도 불구, 텅빈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하지 못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8시 북성로를 지나다 '전용차로 단속에 걸렸다'는 운전자 김정훈(34.대구 동구 신천동)씨는 "시내버스가 파업하면 전용차로라도 내줘 교통소통을 원활하게 해야 하는데도 경찰들이 단속에만 열을 올렸다"며 "파업사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후속조치라도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니냐"며 불평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감시 카메라 작동을 하지 않았지만 일부 구청에서 단속에 나서 혼선이 빚어졌다"며 "파업 기간에는 전용차로 단속을 않고 이 기간중에 버스 전용차로 단속에 걸린 차량이 있으면 이를 모두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헌.최창희.문현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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