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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에 부처님 자비 설호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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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법회 개최...참석자 200여명

"시각장애인이 마음까지 닫아서는 안되죠…". 대광맹인불자회 지도법사인 설호(雪湖.64) 스님. 그는 14년째 시각장애인 신도들과 함께 생활해오고 있다.

"지난 91년 2월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만났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의심이 많고, 우리 사회를 곱게 바라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때부터 설호 스님의 구도의 길은 바뀌었다.

'비록 육신의 눈은 멀었지만 시각장애인의 닫힌 마음의 눈은 밝혀야겠다'고 생각한 것. 이후 그는 대광맹인불자회를 만든 뒤 같은해 11월 대구 중구 반월당의 보현사 법당에서 12명의 시각장애인 불자들과 함께 첫 모임을 가졌다.

지금은 남문시장내 조그만 법당으로 옮겨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에 시각장애인 법회를 갖는데 200여명이 넘는 신도들이 참여한다.그러나 이들의 관계가 종교적인 만남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신도들의 가정사는 물론 개인적인 문제까지 함께 고민하고 슬퍼하는 가족이고, 가슴을 열어 보일 수 있는 몇 안되는 친구 중 한 명인 것. 이러다 보니 스님의 하루는 단 몇분도 여유 시간이 없다.

설호 스님은 "안마시술소 근무 등으로 바쁜 생계 때문에 만나지 못하는 신도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주요 일과"라며 "마음을 닫았던 신도들이 스스로 세상을 받아들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신도들과 함께 봄, 가을에는 야외법회를 갖고 사찰순례의 행사를 열고 있으며 대창양로원이나 합천 원폭피해자를 방문, 노인들에게 무료 안마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 출신의 시각장애인 위대걸(40)씨는 "시각장애인은 언제나 보호받아야 하고 약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설호스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장애인도 자립할 수 있고,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설호 스님은 "48년전 경기도 수원 용주사에서 출가했는데 설법을 위해 대구로 왔다가 지금까지 인연을 맺게됐다"면서 "부처님처럼 마음이 순수하고 밝은 내면세계를 가진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근사한 전문법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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