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우정' 고등어구이 정식

'오늘은 또 뭘 먹지?' 흔히 점심메뉴는 직장인들이 매일 부닥치는 작은 선택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맛과 가격에서 합리적인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생선구이 정식은 어떨까. 큼직하게 구운 생선 한 마리는 일반가정 밥상에 올라도 푸짐하고 군침 돌기에 부족함이 없다.

수성구 범어 4동 KBS 가는 길로 10여m가면 조그만 간판이 눈에 띄는 '어우정'. 점심특선으로 고등어구이 정식을 내놓고 있다.

동해안 주문진서 잡자마자 해풍을 맞으며 바닷물로 간잽이 한 한 자 크기의 고등어를 직화오븐기에 구워 살이 탱탱하고 맛이 담백하다. 기름기도 쫙 빠져 있다. 뼈를 미리 발라내 젓가락 놀림도 별로 힘들지 않다. 한 점 뚝 떼어 고추냉이장에 찍어 먹어도 그리 짜지 않다.

첫 술을 그냥 고등어 살만 먹었다면 다음 술은 쌈을 사 먹을 수 있다. 이 집 고등어구이 정식에는 명이, 상추 등 대여섯 가지 야채를 담은 바구니가 따라 나온다. 육고기만 야채쌈으로 먹는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제주산 명이와 상추의 쌉쌀한 맛이 식욕을 돋운다. 집된장이나 멸치젓, 1년 정도 묵은 김치를 얹어 먹어도 좋다. 흰 살을 먹다보면 등 푸른 생선의 짙은 지방층이 나오는데 바삭한 껍질과 먹는 그 맛이 참 고소하다.

한정식 집을 운영했던 주인 정희림씨는 "한정식은 요리 가지 수에 비해 실제 젓가락이 가는 음식은 그리 많지 않았다"면서 "음식에 대한 건강관심이 늘면서 정말 깔끔하고도 재료낭비가 적은 생선구이가 적당한 것 같았다"고 전업배경을 밝혔다.

강릉이 고향인 정씨는 그래서 밑반찬에도 강원도풍의 음식을 많이 쓴다. 젓갈류는 물론 멸치육수에 삶은 시래기와 가자미 식혜는 또 다른 별미다. 단골손님의 입맛이 식상해질까봐 국도 2,3일에 한번 바꾼다. 동태탕, 아구탕, 아욱국 등 다양하다. 주메뉴인 고등이 구이 말고도 임연수어나 돌문어도 재료가 들어오는 대로 상에 올리고 있다.

1인분에 고등어 반 마리 6천원. 간잽이 고등어는 테이크 아우트도 가능.(1인분 5천원)

예약문의:053)752-6240

우문기기자 pody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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