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적인 삶은 아름답다'. 언제부터 내가 이 말을 떠벌리고 다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중요한 건 이 말을 내뱉은 이후부터 멋모르고 연극을 할 때나 글을 쓸 때나 사람들을 만날 때나 언제라도 늘 '연극적인 삶은 아름답다'고 되뇐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나에게 스스로 약속을 하는 것인 동시에 최면을 거는 것이었다.
물론 그 말을 들은 사람들 대부분은 '연극적인 삶이 어떻게 아름다우냐'고 물어왔다.
연극적인 삶은 가식이고 거짓이 아니냐고 말이다.
처음엔 그 물음에 할 말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연극적인 삶은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며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은 거라고 말한다.
사실, 연극이란 건 인간의 삶에서 가장 극적인 단면이며 그것을 통해 우리들 삶의 진실을 일깨우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실일 수밖에 없다.
다만 어원적 측면에서 거짓이고 가짜라는 느낌이 배어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극적인 삶은 진실하고 아름다운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극을 쓰는 나의 일에 만족한다.
또한 그 일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삶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청년실업이 몇 십만에 육박하고 있는 이때'라는 한 텔레비전 시트콤의 유행어를 들으며 씁쓸한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은 단지 일자리가 부족하고 경기가 침체되어 있다는 사회현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직업을 가지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도 자신의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그만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뜻이다.
현재의 삶이 어떠하든 그것이 자신이 선택한 삶이라면 아름답다고 되뇔 때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자신이 하는 일에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노력과 자기 최면의 방법을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 행복한 삶이란 건 멀리 있지 않다는 동화책의 교훈이 새삼 중요해지는 때인 것 같다.
안희철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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