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임기가 시작된 17대 국회가 상생과 협력이 아니라 '상극'과 '무한대결'로 문을 열 전망이다.
지난 3일 당시 열린우리당의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정쟁종식과 이의 성실한 이행을 약속했으나 17대 국회가 개원(6월5일)도 하기 전에 이 약속은 없었던 일이 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김혁규(金爀珪) 총리 카드를 뽑아들면서 시작된 대결국면은 노 대통령이 연세대에서 행한 '보수' 관련 발언과 29일 청와대 만찬에서의 '민주대연합론' 제기로 한층 격화되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김혁규 총리 불가론에 정면돌파 의지를 굳혀가고 있어 17대 국회는 벽두부터 정쟁으로 얼룩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민주대연합 발언에 날카롭게 반응했다.
박 대표는 30일 부산시장 지원 유세에서 "엊그제는 보수니 진보니 하면서 편가르기를 하더니 이제는 민주대연합론으로 편가르기를 하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도 "경제, 민생 등 할 일이 많은데 80년대로 되돌아가자는 얘기냐"고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3당합당 비난에 대해서도 "3당 합당은 군부통치 종식을 위한 결단이었으며, 오늘의 노무현 대통령이 존재하는 것도 3당 합당으로 민주화정부(김영삼 정권)가 섰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김혁규 총리카드 밀어붙이기에 대해서도 강력한 맞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재보선 뒤 총리 지명을 하겠고 확실한 것은 없다고 말을 꺼냈지만 결국 시종일관 김혁규 카드를 띄워 (김혁규 총리 반대론자들이) 그보다 더 세게 밀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도 "자기를 세 번이나 지사를 만들어준 정당을 버리고 총리를 하기 위해 집권당 권력에 넘어갔는데 이를 배신이라고 안하면 뭐라고 하느냐"며 "노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배신자로 안 만들려면 총리지명을 안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혁규 총리카드를 두고 벌어졌던 열린우리당 내 논란이 숙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문희상 특보의 총리인준안 부결시 '지도부 인책론'과 '조기전대 가능성' 발언이 나오면서 열린우리당 소장파들의 소신이 꺾이고 있다"며 "결국 소장파들이 대통령의 지시와 청와대의 협박에 순종하는 꼭두각시 내지는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공세에 민노당과 민주당도 가세하면서 개원 전 정국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범야권의 연합공격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민노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민주대연합론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퇴출명령을 받은 낡은 정치를 무덤에서 불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도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정당을 쪼개놓고 민주대연합 운운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비난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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