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터키축구> 빛 바랜 '우정의 리턴매치'

2002한일월드컵 당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우정의 3,4위전을 펼쳐 전세계의 부러움을 받았던 한국과 터키 축구대표팀이 2년만에 월드컵의 메카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다시 만났지만 감정 섞인 몸싸움이 난무해 눈살을 찌푸리게했다.

비록 당시 준결승전을 치렀던 대구는 아니지만 한일월드컵 2주년을 기념해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상암벌 그라운드에서 친선경기가 벌어져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한국과 터키의 우정이 넘치는 맞대결이 예상됐다.

"형제의 나라에 온 만큼 승부보다는 우정을 나누는 일전이 되고 싶다"는 에르순 야날 터키 감독의 말처럼 터키팀은 한국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태극기와 터키국기를 가슴에 새긴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연습해 눈길을 끌었다.

또 양팀 선수들은 전반 초반까지는 상대가 넘어지면 달려와서 손을 잡아주는 등 깨끗한 매너를 보여 우정의 대결다운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전반 21분 하칸 슈퀴르에 선제골을 허용한 뒤 양팀은 점차 거친 태클이 잦아지며 자제력을 잃기 시작했다.

급기야 후반 20분에는 이을용과 오칸 부르크가 서로 밀치며 충돌해 김동진 등 선수들에다 양팀 코칭스태프까지 달려나와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할 뻔 했으며 이로인해 2분여 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또 후반 40분에는 주장 최진철이 프리킥을 얻자 파이드 아크엘이 신경질적으로 최진철을 밀치며 말다툼을 하는 등 감정 싸움을 거듭해 주심의 경고 카드가 쉴 틈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해 4월 한.일전 이후 최다 관중인 5만1천여명이 들어차 파도타기 응원으로 한국팀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터키팀에도 야유보다는 박수로 화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선보였다.(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