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2회 전국연극제 결산

2일 시상식을 끝으로 2004년 봄 대구 무대에서 펼쳐진 제22회 전국연극제가 20일 동안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지난 1986년 이후 18년 만에 대구를 찾은 이번 전국연극제는 대구 연극의 중흥과 모든 대구시민들의 축제로 승화되는 성과를 낳았다.

하지만 올 초 대구연극협회 집행부 교체에 따른 경험 부족 및 짧은 준비기간 등은 대회 운영의 미숙함으로 직결되기도 했다.

◇대구시민 모두의 축제 한마당

이번 연극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전국연극제 사상 처음으로 대구문예회관과 대구오페라하우스 두 곳으로 공연장을 나눴다는 점이다.

한 공연장에서 하루 2회 공연하던 데서 벗어나게 되면서 참가 극단들이 이틀이라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 것. 강원도 대표로 참가한 극단 '굴렁쇠' 김귀선 대표는 "무엇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리허설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돼 더 좋은 공연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며 "이런 좋은 선례를 앞으로의 전국연극제에서도 계속 시도했으면 한다"고 했다.

공연의 질적 향상은 곧 관객 수의 증가를 가져왔다.

전국 15개 시·도 대표 극단의 공연을 관람한 관객 수는 대략 2만7천명. 하루 1천800명 꼴로 공연을 본 셈이다.

내심 관객 동원에 많은 걱정을 했던 연극제집행위로서는 성공적인 수치였다.

또 미래의 신규 관객층을 창출한다는 의도로 대구시내 중.고생 1만5천명을 공연장으로 끌어온 아이디어도 관객 증가에 한몫을 했다.

또 다양한 볼거리의 부대행사가 연극제 기간 내내 펼쳐져 연극제 성공 개최에 큰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미숙한 운영

지난 1월 대구연극협회가 새로운 집행부로 바뀌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전국연극제를 제대로 치러낼지 여부였다.

큰 대회를 치러본 적이 없는 집행부는 행사 관리, 공연 지원, 홍보 등에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공연장 두 곳을 모두 커버하기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 공연팀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극단 관계자들의 항의가 적잖았다.

연극제에 참가한 한 극단 관계자는 "문예회관에서 오페라하우스까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최소한의 안내판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또 거리에 전국연극제를 홍보하는 현수막조차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는 처사"라고 불평했다.

게다가 전체 관객의 60%를 차지하는 등 공연 관람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자리 메우기 식으로 무차별 동원한 것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1천500석의 대구오페라하우스를 공연장으로 선택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연극인은 "소극장 및 중극장용 연극을 큰 무대에 무리하게 올리는 바람에 배우와 관객이 따로 노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사진: 제22회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대전극단 예사랑의 '인류 최초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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