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nglish Together-영어책 읽기 이렇게

자녀의 영어 교육을 위해 학부모가 가장 쉽게 찾는 것은 책이다.

대개는 자녀의 영어 실력에 맞춰 토이북, 스토리북, 미국 교과서, 영문 소설책 등 책 사 주기에 열중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계기가 있고, 재미를 느끼고, 습관이 들어야 한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걱정한다.

영어 공부 초기 단계에 여러 권의 책들을 읽어주다가 흥미를 잘 보이지 않는 아이에게 실망해 포기하는 일도 잦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 읽어줘도 잘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을 어떻게 책 가까이 둘 수 있는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느긋하고 여유 있게

자녀의 실패는 부모의 실패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조급함에 빠져서는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려 하고,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끌어갈 수 없다.

하물며 남의 나라 말을 배우는 일인데 아이 입장에서도 흥미를 붙이기가 쉽잖다.

처음에는 그림이 대부분인 책을 선택해야 한다.

무리하게 내용을 이해시킬 필요도 없다.

그림만 보게 하거나,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의 색깔을 비교하거나, 여러 사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정도로 시작하는 게 적당하다.

책 펴기조차 싫어한다면 억지로 읽어주기보다는 아예 책 쌓기 놀이를 하거나 베개 만들어 눕기, 길이나 무게 재 보기 등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면서 시작하는 게 낫다.

이마저 싫어한다면 아이가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때까지 과감하게 내버려두는 게 낫다.

자칫하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가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아이 스스로 관심을 보일 때 제대로 이끌어주는 것이 좋다.

◇비디오나 오디오부터

책만이 영어 공부의 도구인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CD나 오디오, 비디오 테이프 등이 다양하게 나온다.

인터넷을 통한 교육도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공부 방법인 것도 아니다.

노래나 춤, 음악, 악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관건은 얼마나 즐겁게 받아들이느냐이다.

자칫 딱딱하게 느끼기 쉬운 책 대신 다른 도구를 활용하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영어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길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 가운데 오디오 테이프가 붙어 있는 것이 많다.

이런 것을 골라 테이프부터 꾸준히 들려준 뒤 책을 보게 하는 것이 좋다.

비디오 테이프가 있다면 한층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은 효과음이나 소리, 배경음악, 움직임 등을 쉽게 받아들인다.

이렇게 꾸준히 듣다 보면 책의 내용도 상당 부분은 저절로 이해된다.

아이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여러 개를 번갈아 들려주는 것보다 하나를 머리 속에 꽉 찰 때까지 들려주는 게 좋다.

◇재미있게 읽어줘야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영어책 읽어주기를 어려워한다.

발음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큰 소리로 흥을 넣어 읽어줘야 한다.

낮고 단조로운 목소리는 흥미를 떨어뜨린다.

어색하더라도 책에 나오는 내용에 맞게 목소리도 계속 바꾸어보고, 손짓발짓 섞어가며 읽어준다면 아이는 궁금증을 갖고 귀를 기울인다.

다른 데 한눈을 팔다가도 엄마의 이런 모습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읽어주다 보면 아이들은 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몰라도 엄마가 읽어주는 분위기를 통해 대강의 의미는 이해한다.

책에 나온 내용을 실생활과 연관시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간단한 어휘를 생활 속에서 여러 차례 활용하다 보면 아이는 상황에 맞게 영어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역할놀이 등을 통해 책의 내용을 따라해 보는 것도 좋다.

동물원에 다녀온 뒤 'Brown Bear'를 함께 보고 읽어주면 아이의 눈은 더 초롱초롱해진다.

◇습관이 되도록

책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의 읽어주기는 하루 5분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아이도 이를 습관처럼 당연히 받아들이게 된다.

아침에 깨어날 때, 집중력이 강한 시간대에, 잠자리에 들 때 등 시간을 정해 읽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잠자리에 들 때는 평소 자주 보았던 책을 읽어주는 것이 무난하다.

내용을 알기 때문에 책 자체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잠들 수 있도록 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취를 얻을 수도 있다.

아이들은 특히 TV에 관심이 많은데 책 읽기와 TV 보기는 분명히 구분하는 게 바람직하다.

습관을 잘못 들이면 책을 아무리 읽어줘도 집중하지 않아 헛고생만 하게 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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