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속 수학이야기-생활 속 숨은 수를 찾아서(수의 범위)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만 알면 되지, 왜 쓸데도 없는 수학을 배워야하나'라며 투덜거리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수학은 훨씬 쓸데가 많으며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가운데 생활속에 살며시 스며들어와 있다.

그 사실을 안다면 수학은 더이상 지루하지 않고 재미 있는 과목이 된다.

'수의 범위'를 구분하는 이상과 이하, 초과와 미만이라는 개념을 살펴보자. 네 가지 개념을 단순히 수의 범위 구분으로만 인식하기보다는 생활에서 숨바꼭질하는 사례를 조사해보면서 수학이 우리 생활과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1천원을 들고 대형마트 한 가운데에 서있다고 상상해 보자. '어떤 물건을 살 수 있을까' 머릿속에서는 적당한 물건 가격을 살피기 시작할 것이다.

'평소 갖고 싶었던 인형을 고를까', '부모님께 드릴 화장품을 살까'. 하지만 결국에는 1천원이라는 수의 범위내에서 살 수 있는 품목을 골라야한다.

이때 수의 범위는 1천원 이하인 수가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차들이 달리는 도로로 나와보자. 시내버스를 타려면 요금을 내야하는데 자기에게 맞는 요금을 내는 것 또한 수의 범위를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인식하고 있는 예가 된다.

교통표지판에서도 수의 범위와 관련된 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고속도제한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다.

속도를 어겼을 경우 경찰이나 교통감시카메라가 눈에 띈다면 운전자들의 발은 브레이크를 밟고 속도를 낮추는데 신경을 쓸 것이다.

최고속도제한범위를 초과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운전자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의 범위가 이미 자기화돼 있는 것이다.

육교나 굴다리 옆을 지날 때 마주치는 통과차량 높이제한 표지판도 마찬가지. 제한 높이보다 더 높은 화물차가 이를 무시하고 이 곳을 지난다면 화물차가 육교나 교량에 끼게 될 것은 뻔한 사실이다.

고가도로를 지나갈 수 있는 과적차량의 무게에 제한을 두는 것도 고가도로를 안전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본이면서 생활에 숨겨진 수의 범위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운전자가 하나 둘 이런 수의 범위로 이루어진 교통 규칙 및 약속들을 깨기 시작할 때 교통사고, 교통문제는 심각하게 발생하게 될 것이다.

수의 범위는 매월 내고 있는 전기세, 수도세와 같은 요금의 범위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달 각종 요금영수증을 찾아보고, 그 뒷면에 나타나 있는 수의 범위에 맞게 세금이 계산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공정한 세금 부과를 위한 수의 범위의 역할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활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수의 범위에 관한 사례들이 인식하지 못한 채 마치 공기처럼 이용되고 있다.

8월이면 아테네 올림픽이 열린다.

각종 운동종목에서 선수들은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하게 될 것이다.

보다 공정한 경기를 위해 각종 운동 종목에서도 수의 범위가 이용되고 있다.

스스로 어떤 운동 종목에 수의 범위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수학은 우리에게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생활에 숨어있는 수학을 잠에서 깨어 함께 놀 때 수학은 재미있고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김은영(성산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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