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 드라마 촬영 놓고 '돈 고민'

영덕군이 모 방송의 드라마 영덕지역 제작 제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마음은 있으나 돈이 뒤따라 주지 않는 것이다. 모 방송의 외주 제작을 맡은 모 기획사팀은 3일 영덕군을 방문, 한상한 영덕군수 권한대행 등 관계자들과 영덕지역내 드라마 제작 관련 의사를 타진했다.

영덕군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영덕을 주무대로 제작, 공중파를 통해 두달간 방영한다는 것. 드라마 제목과 방영일자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영덕군과 협의되면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 촬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삼척시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신청이 와 있는 상태나 외주 제작팀이 영덕을 선호하는 이유는 해안도로의 절경, 창포 해맞이공원과 영덕대게, 고래불 해수욕장 백사장 등 일단 촬영할 장면들이 다른 지역보다 괜찮을 것을 이유로 들었다고 했다.

영덕을 널리 알린다는데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문제는 영덕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만만찮은데 있다. 이날 드라마 제작팀이 제시한 지원 비용은 7여억원. 방송세트장 제작비 등의 비용이나 엄밀하게 따지면 방송을 통해 영덕군을 홍보하는 대가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러나 영덕군의 사정으로는 추경에서 이런 큰 예산을 마련할 길이 현재로선 없다. 군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예산 같으면 어떻게 고려해 보겠는데 추경에서는 여력이 없다" 면서 그렇다고 포기하자니 군민들의 여론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솔직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라고 했다.

따라서 영덕군은 우선 군민 및 의회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의견수렴 결과, 무리를 해서라도 하라고 하면 추경에 확보하겠다는 것이고 반반이면 내년도 당초 예산에서 확보, 내년에 촬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반대 의견이 높을 경우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것.

이날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군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그런 큰 돈을 투입할 이유가 있는가부터 영덕을 알리려면 그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는 등으로 의견이 갈렸다. 한동안 논쟁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한편 영덕군은 이날 울진군에 불만을 쏟아냈다. 울진군이 최근 모 방송국에서 방영중인 모 드라마 제작을 유치하면서 10억여원대로 지원비용을 올린 것이 전체적으로 지자체 감당비용을 올린 꼴이 됐다는 것이다. 울진군은 체결 당시 현금 5억에 세트장 건설, 숙식비 등 10여억원이 들어가는 서류에 서명, 현재도 촬영이 계속되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살림 없는 지역의 비애가 이런 것"이라고 자조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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