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오페라축제 '갈지(之)자 행보'

오는 10월 한달간 개최될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앞두고 주최 측이 참가 오페라단 확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제오페라축제란 이름을 내걸었지만, 예산난 때문에 해외 오페라단으로는 러시아 상페테르스부르그의 무소르그스키극장 오페라단 한 팀만 참가할 전망이다. 이 오페라단은 '이고르 공'(보로딘 작)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선다.

국내 오페라단 중에는 국립오페라단(베르디의 '아이다')과 대구시립오페라단(비제의 '카르멘')의 참가가 확정됐다. 서울시오페라단의 경우 창작오페라 '하멜과 산홍'으로 교섭이 진행됐으나 개런티 문제에 따른 협상 결렬로 참가가 사실상 무산됐다.

남은 것은 대구.경북지역 민간 오페라단 선정. 경북.구미.대구.디.로얄.영남 오페라단 등 대구.경북지역의 6개 오페라단이 참가 의향서를 조직위 측에 냈다가 최근 대구오페라단이 신청을 철회, 나머지 5개 팀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주최 측은 민간오페라단 참가팀 결정을 놓고 머뭇거리고 있다. 당초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참가팀을 정하겠다고 했다가 예술감독제를 신설, 참가팀 결정권을 위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등 갈짓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초대 예술감독에는 김완준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이 내정됐다.

그러나 정작 김 관장은 민간 오페라단 선정 전권 위임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눈치다. 조직위 측은 김 관장의 예술감독 내정 사실을 공포하지 않고 있으며, 취임시기도 참가팀 확정 이후로 저울질하고 있다.

참가 민간오페라 결정이 지연되는 이유는 뒷말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참가 민간오페라단 선정을 둘러싸고 온갖 억측과 소문이 무성하다.

주최 측은 히딩크의 성공 교훈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어떤 오페라단을 선택해도 말은 나오게 돼 있다. 오페라축제 성공만을 위해 선택을 하고 결과에 책임을 진다는 적극적 자세가 아쉽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는 엄연히 민간단체다. 그런데도 공무원 조직과 헷갈리는 것은 왜일까. 김해용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