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예선- 한국, 베트남 완파

한국축구가 베트남에 진 빚을 깨끗이 갚아주며 치욕

의 패배를 설욕했다.

박성화 감독 대행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

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7조 3차전에서 안정환, 김두현의 연속골로 약체 베트

남을 2-0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이로써 예선 전적 2승1무(득 4, 실 0)로 조 1위를 굳게 지키며 월드컵을

향해 한발짝 진군했다.

한국은 또 지난 5일 터키전 역전승에 이어 2연승으로 올해 A매치 전적 4승2무1

패를 기록했고 지난해 10월 아시안컵 2차 예선 오만 원정에서 베트남에 당했던 0-1

패배를 설욕하며 베트남과 역대 전적에서 14승6무2패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비록 기대했던 대량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골대를 3차례나 맞춘 불운을 감

안하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한 '복수혈전'이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의 약체 베트남을 상대로 기록한 2골차 승

리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기에는 여전히 부족했다.

안정환, 김은중을 투톱에, 박지성을 플레이메이커로, 유상철을 중앙 스토퍼로

포진시킨 한국은 세트플레이 때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최진철, 조병국의 고공 폭격

으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은 측면과 중앙 돌파를 적절히 섞어가며 밀집수비로 맞선 베트남 진영을 쉴

새없이 파고 들었으나 전반 중반까지 고질적인 약점인 마무리 난조를 드러내 애타는

한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베트남의 끈질긴 수비망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해결사는 한밭벌에서 열린 한일월

드컵 16강 이탈리아전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이었다.

전반 초반 2차례 슈팅으로 골 감각을 조율한 안정환은 전반 29분 이을용이 상대

수비수들 사이를 뚫고 아크 뒤쪽으로 살짝 내준 볼을 통렬한 25ｍ짜리 오른발 인사

이드 중거리슛으로 골문 왼쪽 상단에 꽂아넣고 포효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37분 김동진의 크로스를 김은중이 어려운 헤딩으로 연

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한국은 전반 막판 베트남 공격수 판 반 타이엠에 순간적인 돌파를 허용해 아찔

한 순간을 맞기도 했으나 유상철, 최진철, 조병국으로 이어진 믿음직한 스리백 수비

라인은 더 이상의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들어 김남일 대신 김두현을 투입한 한국은 후반 2분 이을용의 왼발 프리

킥이 다시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져나와 팬들의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한골차의 답답하던 흐름을 바꾼 추가골은 올림픽호의 꾀돌이 김두현의 발끝에서

나왔다.

후반 8분 캐넌슛으로 베트남 골키퍼 트란 민 쿠앙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김두현

은 16분 박지성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쏜살같이 달려들어간

뒤 골키퍼와 맞서며 날카로운 오른발 땅볼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후 설기현을 투입하며 공세의 강도를 높였으나 후반 26분 박지성의 헤

딩슛이 3번째로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불운 속에 추가골을 뽑지 못했다.

한편 일본은 사이타마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5조 홈 경기에서 골게터

구보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쿠니시, 나카무라, 스즈키, 나카자와(2골), 오가사와라

가 골 세레를 퍼부어 약체 인도를 7-0으로 대파하고 3연승을 달렸다.

◆9일 전적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7조

한국(2승1무) 2-0 베트남(1승2패)

△동 5조

일본(3승) 7-0 인도(1승2패)

(사진설명)9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한국 김은중이 베트남 문전에서 헤딩슛을 하고 있다.(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