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두자니 정전사고가 잦아지고, 자르자니 미관 때문에 민원이 발생하고…".
한전 경주지점이 정전사고의 주범으로 지목된 가로수의 가지치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한전이 가지치기로 골치를 앓는 이유는 가지치기를 한 뒤 가로수가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변해버려 주민 원성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미관을 위해 가로수를 보호해야 하는 경주시 산림과와도 서먹서먹해질 수밖에 없다.
가로수 가지치기는 우기가 시작되는 이맘 때면 해마다 불거져 나오는 골칫덩이다.
때문에 관련된 에피소드도 많다.
지난 80년대 후반 시청의 한 공무원이 무열왕릉으로 통하는 경주 서악길에 늘어선 수십년 된 포플러 나무의 가지를 몸통만 남기고 모두 잘랐다가 민원이 제기되는 바람에 직위해제됐다.
하지만 그해 엄청난 태풍으로 모든 나무가 다 쓰러져도 그 나무만은 멀쩡해 다시 복직됐다는 웃지 못할 사연도 있다.
특히 한전은 장마철을 맞아 나뭇가지에 흡수된 빗물의 습기 때문에 단 한 개의 나뭇가지가 전선에 닿아도 곧바로 정전이 발생하고, 감전 등 사고도 많기 때문에 가지치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한전 관계자는 "가로수 때문에 완전 정전에 이르는 것만도 한 해 서너차례씩 된다"며 "특히 장마철이 되면 자주 깜박깜박하는 순간정전이 일어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새로 설치하는 전선에는 모두 절연전선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 3, 4년이 지나면 비 바람 등 자연 침식으로 피복이 벗겨지기 일쑤"라며 "장마철 정전사고의 예방과 안정된 전기공급을 위해 가지치기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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