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는 지금-고려.원나라 막대한 피해

1350년, 원나라와 고려 사이에 위치한 황해에 해적이 자주 출몰해 양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

일본 열도를 근거로 활동해 왜구라고 불리는 이 해적들은 소형 선박 편대를 이끌고 육지에 상륙, 약탈을 일삼고 있다.

쓰시마, 이키시마, 나카사키 등 일본 열도 최남단 큐슈 일대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생활 수준은 야만적이다.

특히 옷은 거의 벗은 채 신체의 일부 부위만 가리고 다닌다.

그러나 해상 생활에 능해 많은 경우 500척까지 선단을 이뤄 출몰하고 있다.

특히 고려의 남해안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고, 중국의 산둥, 강소, 절강 등지에서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왜구는 대담하고 잔인하기로 유명하다.

고려는 합포(마산)가 왜구의 습격을 받은 이후 순천, 진도 등에도 잇따라 왜구가 침입했지만 대응은커녕 진도 현청을 내륙으로 이동시키기에 급급했다.

왜구들의 잇따른 출몰로 바닷가에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어 떠나는 사람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몇 해 전 산둥을 출발해 고려로 향하던 도자기 무역선이 왜구의 습격을 받아 신안 앞 바다에 침몰, 막대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왜구의 노략질이 극에 달하고 있지만 고려 조정은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공민왕은 이희의 건의에 따라 수군을 창설했지만 역부족이다.

우왕은 왜구의 행패 때문에 1376년 조운(漕運:서울로의 곡물운반)을 포기했으며, 천도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원나라도 홍건적이라 불리는 농민반란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 왜구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형편이다.

고려 정부는 왜구의 난동에 대해 일본 막부에 정식으로 항의했지만 일본도 가마쿠라 막부가 무로마치 막부로 바뀌면서 정치 혼란이 극심해 나 몰라라 하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세기말, 원과 고려가 일본을 침공한 것을 문제삼아 의도적으로 왜구를 방치한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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