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의 저자-'10년후 한국'펴낸 공병호

"가난을 나누는 사회를 만들지 말자는 뜻에서 책을 썼습니다".

'10년 후, 한국'(해냄)을 최근 펴낸 공병호경영연구소의 공병호(44) 소장.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경제학자이자 지식인으로서 암담한 현실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분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출판동기를 밝혔다.

공 소장은 "'10년 후'라는 시간은 결코 먼 미래가 아니다"며 "현재 우리의 결정과 실천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징적인 시간으로, 현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4, 5년 사이에 우리나라가 세계의 변방으로 전락할지, 아니면 도약의 전기를 잡아 다시 성장을 할 수 있을지가 판가름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지만 현재의 우리 모습은 암울한 실정이라고 공 소장은 진단했다.

"무엇보다도 내부적으로 위기의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 큰 문제지요. 병을 인정하는 것이 치료의 첫 수순이듯 위기를 인식하는 것이 위기극복의 첫 단계인데도 집권층을 비롯한 우리사회 전반에서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여기에 어디로 가야할지 감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국민들의 에너지가 분산되는 것도 문제라는 게 공 소장의 지적이다.

공 소장은 이같은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먹고사는'문제와 관련, 만약 이대로 간다면 10년 뒤의 모습은 어떻게 될지를 전망하고 각 문제점들을 진단했다.

또 주력산업의 변화, 차이나 쇼크,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 등과 같은 구체적인 경제 현상에서부터 사회 각 부분에서 대대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 대미외교, 세대간의 문제까지 아우르고 있다.

그는 "10년 뒤의 한국의 모습은 결코 쾌청하지 않다"며 "투자국으로서 매력을 잃고, 우수한 인력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 소장은 "'한국호'의 위기는 개인의 창조성을 끌어올리는 시장경제와 자유주의가 정치논리 등에 위협받으며 사회가 전체적으로 역동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 소장이 제시하는 해법은 뭘까. "시장(마켓)논리에 따라 돌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 국민들의 에너지를 결집해 생산적인 분야에 그 에너지를 퍼붓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정치권이 고객지향적인 마인드를 갖고 외국인투자자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감동시켜야 합니다". 그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숨가쁘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미래를 전망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추락이 있을 뿐"이라고 새삼 강조했다.

미국 라이스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공 소장은 일본 나고야대학 객원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자유기업센터와 자유기업원의 초대 소장 및 원장을 지냈다.

지금까지 50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출간했으며, 연간 300회 이상의 강연을 하고 있는 그는 "시간관리, 목표관리, 그리고 집념이 강하다는 것이 책을 많이 낸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누군가는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앞날을 전망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는 공 소장은 "앞으로도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알리는데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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