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인 참수- 세계언론 일제히 긴급뉴스로 보도

알-자지라 방송도 홈페이지에 긴급뉴스 등재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언론들은 22일 이라크에서 테러조직에 납치됐던 한국인 김선일(33)

씨가 끝내 살해됐다는 소식을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미 CNN 방송과 CBS, ABC 방송 등은 김씨의 살해소식이 알-자지라 텔레비전을 통

해 전해진 낮 12시40분께(미 동부시간)부터 긴급뉴스로 이 소식을 처리하며 이라크

와 한국의 분위기를 함께 전했다.

CNN방송은 이라크에 있는 크리스티안 아만포 기자의 보도를 통해 "이 살인 행위

는 한국측에 추가파병 하지 말라고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한국군 병

력은 이라크에서 대부분 인도주의적인 일에 종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에서는 현재 한국인 뿐아니라 다른 외국인들, 민간인, 기자,

이라크인등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그 목적은 이라크 상황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군사정보 분석가인 켄 로빈슨을 출연시켜 각국 정부가 협상에 응하지 않

을 줄 알면서도 납치조직이 계속해서 민간인을 납치, 살해하는 배경 등을 분석했다.

로빈슨은 특히 납치법이 한국인을 납치, 살해한 이유에 대해 "미국이 이라크에

집중하기 위해 한국주둔 미군을 빼내기로 한 데 따른 한국민의 우려를 노린 것 같다

"며 "이라크 납치조직은 미국 동맹 가운데 취약하고 불안정한 고리를 집중 타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이들 납치조직은 한국 정부든, 미국 정부든 자신들과 협상하지 않을

줄 알지만, 이들이 겨냥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일반 국민"이라며 "국민이 이에 놀

라 자신들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납치범들이 미국의 민간용역 회사 직원들을 노리는 것도 그로 인해 보험

비용 등 민간회사들의 이라크 내 사업이 점점 어려워지면 업계가 이라크를 외면하

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이라크 정책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

석했다.

CNN이 아랍 어페어즈의 옥타비아 나스르 편집장의 도움을 받아 번역한 납치범들

의 김선일 씨 살해 직전 것으로 추정되는 성명은 "우리는 이미 경고했다. 거짓말과

사기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당신들의 행동의 결과다. 당신들은 이라크를 돕기 위해

이라크에 온 게 아니다. 미국에 봉사하기 위해 온 것이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나스르 편집장은 "화면에 흑색 복면을 한 사람이 대검을 차고 있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됐다"고 말했다.

AP 통신 등 세계 주요통신들은 이라크 저항단체에 납치됐던 가나무역 김선일씨

가 참수됐다는 소식을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범 아랍계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김씨가 피살됐다는 내

용을 긴급뉴스로 계속 등재했다.

AP통신은 23일 알 자지라 방송 보도를 인용, 김 씨가 참수됐다는 소식을 긴급기

사로 타전 뒤 한국 정부의 확인 등 관련뉴스를 신속하게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과 독일의 dpa통신도 김 씨 피살 사실을 긴급기사로 내보냈으며

일본 교도통신과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 중국 신화통신도 같은 내용을 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폭스 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한 로버트 조던 전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김선일

씨 피살은 개인적으론 비극이지만, 납치범과 협상은 없다는 미국의 정책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납치·처형에 대한 중동지역 여론과 관련, "이 지역 지도자들이 반

대 목소리를 점점 높이고 있으나, 이보다 훨씬 전에 그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폭스 뉴스는 살해 장면이 든 비디오를 아직 입수하지 못했지만, 그것을 입수하

더라도 방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그들은 기도하고, 시위하고, e-

메일을 보내, 또 외쳤다'며 김선일 씨 피랍사건과 관련, 김 씨 가족들의 분위기와

석방촉구 및 이라크파병반대 촛불시위 등 소개했다.

타임스는 카타르주재 대사가 알-자지라 방송에 출연, 인질범들에게 김 씨의 석

방을 촉구하고 바그다드주재 미 관리들 또한 석방을 위해 협력했지만 이번 사태는

이라크파병을 지지해 온 이들까지 잠식, 2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닷 컴의 긴

급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8.9%가 추가파병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들은 23일 새벽 김선일씨 참수소식을 일제히 인터넷판 주요 뉴스로 보

도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새벽 1시49분 알자지라 방송을 인용, 팔루자에서 무장세

력에 납치됐던 한국인 김선일씨가 참수됐다는 소식을 카이로발 긴급기사로 보도한데

이어 한시간후 김씨가 참수당했다는 외교통상부 발표를 서울발로 전했다.

아사히(朝日)신문도 AP통신을 인용해 참수사실을 전하면서 밤 10시 넘어 바그다

드와 팔루자 사이에서 김씨의 시체가 발견됐다는 한국 정부 발표를 전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알자지라를 인용, 바드다드발로 참수사실을 전했으며 니

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알자지라 방송 보도를 인용해 바레인발로 보도했다. (워싱턴.로스앤젤레스.도쿄.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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