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과 고민을 주고받는 인터넷 커뮤니티 '라이브 인디'(cafe.daum. net/liveinD)에는 유독 30, 40대 '아저씨'들이 많다.
대학생들 밴드인 인터페론, 시월과 함께 직장인들이 주축이 된 밴드 '브로큰 웬즈데이'가 몸담고 있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다.
브로큰 웬즈데이는 수요일마다 모여 연주하는 직장인 밴드로, 현재 멤버는 6명이다.
베이스 기타를 맡고 있는 박효동(44)씨, 기타 김용출(41)씨, 이재혁(41)씨, 키보드를 연주하는 김익근(39)씨, 보컬에 강병철(33)씨와 장재균(32)씨 등으로 이뤄졌으며 이들의 직업도 회사원, 헤어디자이너, 오퍼상 등 다양하다.
'40대에 웬 록밴드?'라고 되묻기 쉽지만 이들의 열정은 진지하다.
대학 통기타 동아리 출신인 이들은 음악을 잊고 사회생활에 몰두하다가 박씨가 "내 평생 소원은 밴드 한번 해보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돼 다시 뭉쳤다.
그 때가 2001년 2월.
박씨는 "꼭 밴드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못했으니 그 때는 내가 왜 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어요. 무조건 한번 해보자 싶었죠. 이제껏 살아오면서 한 일 중에 밴드를 한게 제일 잘한 일 같아요"라고 말했다.
출발 당시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들의 활동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인터넷 커뮤니티 '라이브 인디'가 생겨난 것과 최근 40평 규모의 작은 록 공연장을 만든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라이브 인디'는 생긴 지 일년이 채 안되지만 회원 수가 400명을 넘어서, 지역 록 커뮤니티로서는 랭킹 1, 2위를 다투고 있다.
열혈 방문자들도 많아, 매일 만드는 출석부에 꼬리말을 다는 회원 수가 하루 스무 명이 넘는다.
커뮤니티를 통해 회원들은 음악에 대한 궁금증을 주고받기도 하고 공연 사진 및 공연 후기를 올리기도 한다.
이씨는 "처음에는 뒤늦게 무슨 밴드냐고 식구들도 핀잔을 줬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많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공연장 '라이브 인디'는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다.
브로큰 웬즈데이 멤버들이 지하 연습실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온 후 연습실 겸 공연장(경명여고 인근)으로 40여평 규모의 '라이브 인디' 문을 열었는데 의외로 주변의 반응이 좋았던 것. 특히 정통 록 공연장을 찾기 어려웠던 지역 록 인디밴드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브로큰 웬즈데이는 공연장을 빌려주기도 하고 기획 공연을 열기도 한다.
최근엔 인디 밴드의 공연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브로큰 웬즈데이 멤버들은 신이 났다.
지역 밴드 문화를 살리는 곳으로 만들자는 목표도 세웠다.
김씨는 "라이브 인디를 밴드문화가 척박한 대구에서 젊은 밴드들이 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공연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클럽처럼 정기적으로 공연장을 마련하는 것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평생 소원을 이뤘다는 박씨는 선뜻 무언가 시작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결코 늦은 게 아니니까 무언가 하고싶을 때 시작하세요. 다음에, 다음에 하며 미루다보면 결국은 하지 못하게 될 겁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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