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린우리-한나라 원구성 협상 타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9일 원구성 협상 타결 직후 서로 "산적한 국가현안 때문에 양보했다"고 주장하며 타결 결과가 내심 흡족하지 못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실리를 챙겼다'는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논란을 벌였던 예결위 상설화를 다음달 15일 국회 표결로 미뤄 사실상 없던 일로 만들었으며 문광위를 챙겨 언론개혁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한나라당은 법사위를 맡아 여당의 독주를 막고 예결위를 주는 대신 재경위를 받아 정부 여당의 예산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양당 모두 3주간이나 국회를 공전시킨 데 따른 국민의 곱지않은 시선이 부담으로 남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19개 상임위와 특위 가운데 운영, 행자, 문광, 통외통, 국방, 정보, 정무, 건교, 보건복지위원장과 예결특위, 윤리특위 등 11개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한나라당은 법사, 재경, 농해수, 산자, 교육, 과기정, 환노위와 여성특위 등 8개 위원회 위원장을 차지했다.

상임위 정수와 관련, 법사 운영 재경 문광 교육 윤리특위는 홀수로 정해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고 나머지는 여야 동수의 짝수 상임위로 했다.

또한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합의한 6개 특위는 열린우리당이 정치개혁, 규제개혁, 남북관계 발전 특위를 한나라당이 국회개혁, 일자리 창출, 미래 특위를 각각 맡기로 합의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이날 원구성 협상 결과를 의총에 보고하며 "산적한 현안을 다루기 위해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굴욕감을 무릅쓰고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도 "국회가 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원구성을 빨리 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당리당략을 떠나 큰 틀에서 어려운 양보를 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법사위를 다수당이 맡지 않은 적이 없다"며 천 대표의 협상력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는 대체로 만족하면서도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 등의 홀수 상임위화에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상임위원장에 비교섭단체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반발했다.

김배곤(金培坤)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다수당의 횡포와 '밥그릇 다툼'은 여전했다"면서 "국회를 파행시킨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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