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굴뚝없이 富를 이룬다-(5)미래를 준비한다

産學 협력 강화 '글로벌 리더' 대거 양성

전시산업은 사람이 몰려와 돈이 만들어지는 산업. 때문에 독일 전시산업 관계자들은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재산이라고 했다.

사람이 사람을 만들고, 결국 돈을 불러들인다는 것이다.

독일 전시산업을 짊어지고 있는 사람들은 다양한 전공을 가진 것이 특색.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실무를 익히면서 업무의 성과를 낸다는 것.

최근 독일에서는 전시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대학원과정도 만들어지고 있다.

실무에다 이론을 접목시켜야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희망직업 1순위

6월 9일 독일 쾰른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토마스 안스.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안스 군은 메쎄(Messe), 즉 독일내 전시회사에 들어가기를 희망했다.

"독일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5년전과 비교한다면 괜찮은 직장이 크게 줄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거든요. 이런 가운데 전시회사는 독일에 남아있는 몇 안되는 '선호 직장'입니다.

급료도 좋고, 해외경험도 할 수 있어 제 '커리어'를 쌓는데는 두말할 나위 없죠" 안스 군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학과 스펜스 제이콥 군. 경영학과 동기생인 그는 전시산업의 연관산업이라 할 수 있는 '미디어 경영'쪽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독일은 전시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홍보, 미디어 등의 관련산업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방면에 관심이 많죠. 경영학을 전공하든, 다른 전공을 하든 독일의 많은 대학생들이 전시산업과 그 관련산업에 대해 직장으로서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

학생들에 따르면 전시회사 견습사원이 약 3만5천유로(4천7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1년의 견습기간이 끝나면 4만5천유로(6천여만원)의 연봉 수준으로 올라선다는 것. 학생들은 독일내 대학교수의 연봉이 평균 6만2천유로(8천300여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전시산업 종사자들은 독일에서 꽤 괜찮은 대우를 받는다고 했다.

전시회사가 좋은 급여를 통해 다양한 전공을 가진 우수 학생들을 유치하면서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는 것.

메쎄 프랑크푸르트의 홍보 담당 타마라 렛츠 씨. 입사 9년 차인 그의 전공은 예술역사. 그는 창의성을 필요로하는 전시산업 특성상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전시회사에 뒤섞여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입사 단계에서 전공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 일하면서 경험을 쌓으면 전공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고 그는 말했다.

▨전문가도 키운다

독일 쾰른대학은 1999년 쾰른 메쎄의 요청으로 독일에서 처음으로 메쎄연구소 및 전시산업 대학원 전공과정을 개설했다.

산학이 연계, 전시산업발전 방안을 마련한 것.

전시회가 점차 전문화되고 미세한 바이어의 요구도 받아들여야하는 상황으로 흐르는만큼 보다 전문적인 전시기획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독일 전시산업의 역사에서부터 현재의 경쟁상황,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토론하고 전시장을 직접 방문, 약점은 무엇이고 개선방안은 무엇인지 현장에서 파악합니다.

주로 경영'경제학을 학부에서 배운 학생들, 현재 전시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강좌에 참여하죠." (미카엘 지고야니스 쾰른대 박사과정)

이 과정은 전시산업의 ABC를 심화, 습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시회사가 예산을 어떻게 짜야하고 어떤 아이템을 전시소재로 삼아야할 것인지, 또 홍보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이 강좌를 들은 학생들의 80%가 전시산업 관련분야로 진출하고 있다고 학교 측은 말했다.

독일은 전시산업의 발전 요건으로 인프라를 가장 중요시했다.

전시 및 교통시설, 호텔 등의 기반시설이 전시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최근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사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독일 전시산업 인프라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전문화된 인력이 심화학습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혈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위기탈출구

"전문가를 키워야한다는 생각은 곧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비하자는 것입니다.

독일 전시산업이 영원히 세계1위일 수 없거든요. 독일 전시산업 곳곳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좀 더 능력있는 사람을 키워내지 않으면 앞으로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 (로웨나 아르쯔트 쾰른대학 박사과정)

쾰른대학 사람들은 한결같이 독일의 산업공동화를 우려하고 있었다.

일하지 않는 근로자, 임금이 비싼 근로자를 피해 기업들이 한결같이 독일을 떠나려한다는 것.

전시산업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이 현재는 독일의 도움을 받아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얼마못가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으며 밀라노 등 일부 도시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독일을 따라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효과 등 해외에서의 전시회 개최 확대로 독일내 전시회는 2001년 1천만명을 넘었던 전시회 방문객이 지난해 950만명대로 떨어졌고, 부스면적도 2000년 719만㎡에 이르던 것이 지난해에는 611만㎡까지 떨어졌다.

"독일내 전시회 참가자가 적어졌다고 독일 전시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는 할 수 없죠. 독일 전시회사가 해외에서 직접 전시회를 개최, 장소만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해당 국가가 지금보다 위치를 높일 수는 있습니다.

스스로 전시회를 기획하려는 시도를 할겁니다.

향후 독일이 오늘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문화된 인력을 키워야합니다.

" (스테판 쿠르자브스키 메쎄 프랑크푸르트 부사장)

쾰른대학 전시산업 과정은 매년 커리큘럼을 달리하고 있다.

매년 새로운 것을 가져와야 산업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최고의 위치를 놓치지 않는다는 논리.

쾰른대학 전시산업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있는 아르쯔트씨는 "필름회사인 코닥은 디지털화 등 사진산업의 변화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전에 인력 업그레이드를 통해 위기를 돌파했다"며 "독일 전시산업은 사람을 통해 더 큰 성장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쾰른=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사진: 독일에서 유일하게 전시산업 대학원 전공과정이 개설된 쾰른대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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