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흘려 일하는 형사들에게 이 시집을 바칩니다.
"
현직 형사반장이 30년간 써 온 글을 모아 시집을 내고 이를 동료 형사들에게 전해 화제다.
대구 중부경찰서 김인화(54) 반장은 17일 군복무 시절부터 틈틈이 써왔던 100여편의 시를 모아 '그래도 봄날은 간다'라는 제목의 시집을 발간냈다.
지난해 말 월간문예지 '문학세계' 를 통해 정식 시인으로 등단(본지 2003년 12월3일 보도)한 김 반장이 시집을 내기로 마음 먹은 건 최근 연쇄살인, 경찰관 피살 등 잇따른 강력범죄 속에 현장에서 일하는 형사들이 시민들로부터 오히려 불신받아 사기가 떨어진 것을 보고 나서다.
김 반장은 "밤낮 동분서주하면서도 간혹 실수가 생기면 시민들의 질타에 위축되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라며 "그래서 마음의 여유라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좋은 글은 아니지만 책을 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초교시절 아버지를 여읜 뒤 늘 그리움의 상징으로 여긴 '아버지'라는 존재를 '봄날'로 표현하고 우리 사회에서 상실되고 있는 아버지(봄날)의 위상을 회복하자는 뜻에서 시집제목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어머니와 고향 등 자연적인 소재들을 많이 다룬다는 김 반장은 현장에서 접하는 범죄자들이 심성순화를 위해서도 시를 많이 접했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
죄를 저지르기 전에 시상(詩想)을 떠올린다면 우리사회가 지금같이 어지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김 반장은 "세상이 제가 쓴 시의 내용처럼 평온하고 따스해지는 날까지 계속 글쓰기를 멈추지 않겠다"고 형사답지(?) 않은 속내를 내비쳤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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