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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삶이라고

알면서도 기다렸지요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를 보았지요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어깨를 들썩이는 그 바다가 바로

한 마리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고래를 행복으로 고쳐놓고 읽어보자.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고 행복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산다.

시인의 말처럼 게 인생살이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행복이란 신데렐라 구두처럼 이미 만들어져 있는 고정된 사물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아무리 기다려도 어느 날 문득 택배로 배달되어 오지는 않는다.

잘 살펴 보라, 고래가 그러하듯 행복이란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처럼 '지금/여기' 그대 일상 속에 어깨를 들썩이며 숨쉬고 있다.

강현국(시인.대구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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